애니콜 등판의 후유증인가?
KIA 타이거즈 우완 사이드암 임기영(30)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3월 31일 열린 2024 프로야구 두산 잠실경기에서 등판을 앞두고 불펜에서 투구를 하다 왼쪽 옆구리 통증을 느꼈다. 병원검진결과 좌측 내복사근 미세 손상 판정이 나왔다. 1주일 후 재검진을 받으면 정확한 재활기간이 나온다. 당분한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임기영은 불펜 필승조의 핵심투수였다. 7~9회를 책임지는 전상현 최지민 정해영 앞에서 1이닝 정도를 정리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멀티이닝까지 가능하다.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상대를 제압한다. 올해도 2경기에 등판해 실점없이 자신의 몫을 다했다.
작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선발투수에서 불펜투수로 변신했다. 선발투수로 타순이 두 바퀴 돌 때 쯤이면 상대에게 집중공격을 당했다. 그래서 5회를 힘겨워했다. 신인 윤영철과 선발경쟁을 벌였고 불펜투수로 변신하기로 했다. 선발뒤에서 대기하는 롱미들맨이 첫 임무였다. 3이닝까지 소화하기도 했다.
마운드에 올라갈수록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한 투수가 됐다.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이 개막부터 구위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멀티이닝은 기본이었다. 시즌 막판 힘이 떨어지면서 실점이 잦았으나 4승4패3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96의 우등성적을 올렸다.
무려 64경기에 등판해 82이닝을 소화했다. 불펜투수 가운데 SSG 랜더스 노경은에 이어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다. 너무 잦은 등판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그래도 부상없이 시즌을 잘 마무리했다. 높은 고과를 인정받아 연봉도 1억 5000만원에서 2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헌신에 대한 보상이었다.
비시즌기간과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잘 마쳤으나 2경기 등판만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 작년 잦은 등판이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선발투수로 뛰다 불펜투수로 변신해 많은 경기에 등판하면서 몸에 부담을 안은 것은 분명하다. 2021시즌 첫 규정이닝(153이닝)을 돌파하고 2022년 2월 스프링캠프 도중에 똑같은 부위에 부상을 당한 바 있다. 당시도 한 달 늦게 복귀해 129⅓이닝 소화에 그쳤다.
KIA는 귀중한 필승조 투수를 잃게 됐다. 사이드암 투수 가운데 대안은 2군에서 뛰고 있는 박준표와 신인 김민주 정도로 꼽힌다. 믿음직한 임기영의 공백을 메워줄 것인지는 미지수이다. 더욱이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부상자 명단에 등재하면 자격 취득에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우등 성적을 올려야 시장에서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FA로이드까지 기대를 모았는데 초반 부상으로 이탈했다. 팀이나 본인에게도 아쉬운 부상이 되고 말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