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의 불안 요소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통합 우승 2연패에 도전하는 LG의 불안 요소는 불펜이다. 염경엽 LG 감독이 불펜 균열을 어떻게 조절해 나갈까.
염경엽 감독은 개막 후 1군 엔트리에 불펜 투수로 유영찬(마무리), 백승현, 박명근, 김진성(이상 필승조), 이우찬, 최동환, 윤호솔, 김유영(이상 추격조), 이지강(롱릴리프)을 포함시켜 운영 해왔다.
지난해까지 마무리로 활약한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으로 진출했고, 셋업맨으로 맹활약한 함덕주는 지난해 11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전반기는 아웃이다. 필승조 정우영은 팔꿈치 수술에서 회복했는데, 정상 구위를 되찾기 위해 2군에서 조정 시간을 갖고 있다. 지난해 우승 당시 불펜 핵심 3명이 빠져 있다.
LG는 1일 필승조 백승현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2015년 유격수에서 LG에 입단했으나 2021년 투수로 전향한 백승현은 지난해 필승조로 도약했다. 지난해 42경기(40이닝)에서 2승 3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1.58을 기록했다.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중반부터 필승조로 올라섰다.
그런데 백승현은 올해 출발이 부진하다. 지난달 24일 한화전에서 2-3으로 추격한 8회 등판해 1피안타 2볼넷으로 3실점을 허용했다. 2사 1,2루에서 노시환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강판됐다. 구원 투수로 올라온 유영찬이 채은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3실점으로 늘어났다.
27일 삼성전에서 1이닝 삼자범퇴로 막았으나, 31일 키움전에서 0-3으로 뒤진 7회 등판해 2루타-볼넷-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고 교체됐다. 이어 올라온 박명근이 김휘집에게 초구 만루 홈런을 맞는 바람에 3실점을 기록했다.
백승현은 3경기에서 1⅔이닝 2피안타 5볼넷 6실점, 평균자책점 32.40이다. 제구와 밸런스 조정을 위해 2군으로 내려갔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반 지난해와 달라진 불펜을 언급하며, 추격조들이 자리를 잡고서 필승조로 한 단계 올라서기를 기대했다. 지난해 백승현, 박명근, 유영찬이 추격조로 시즌을 시작해 점차 경험을 쌓으며 필승조로 됐듯이.
이우찬, 최동환, 윤호솔, 김유영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이우찬(4경기 3⅓이닝 무실점), 윤호솔(2경기 1⅓이닝 무실점)이 가능성을 보이고는 있다.
그런데 염 감독은 개막 후 1~2점 추격하는 상황에서 추격조가 아닌 필승조를 투입하고 있다. 경기 후반 타선의 득점력을 믿고서 필승조로 추가 실점을 막겠다는 의도.
지난 달 27일 삼성전에서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이우찬에 이어 박명근을 투입해 동점-역전으로 성공했다. 28일 삼성전에서는 경기 중반 동점 상황에서 필승조가 줄줄이 투입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24일 한화전 1점차 백승현-유영찬, 31일 키움전 3점차 백승현-박명근 투입은 실패했다.
베테랑 김진성은 벌써부터 과부하가 걸리는 모양새다. 김진성은 8경기 중 5경기에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다. 한화와 개막 2연전에서 연투를 했고, 지난 주에는 하루 휴식 간격으로 3경기 등판했다.
김진성은 지난해 80경기에(70⅓이닝) 등판, 38세 시즌에 커리어 최다 출장 기록을 세웠다. 리드하거나, 접전이거나, 추격하거나 여러 상황에서 수시로 등판해 ‘또진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불펜에서 가장 빨리 몸을 푸는 편이라, 선발이 위기 상황을 만들면 2번째 투수로 등판한다.
지난해 5승 1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18의 커리어하이 성적을 기록했지만,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사 만루 위기를 막아내면서 복부 복직근 부상을 당했다. 야구 선수가 잘 다치지 않는 복부 가운데 근육으로 ‘희귀’ 부상이었다.
마무리 유영찬은 첫 등판에서 3점 홈런을 맞았으나 이후 3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 행진이다. 지난 29일 키움전에서 마무를 맡고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유영찬 앞에 김진성 외에 필승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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