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돌풍이 대단하다. 개막전 패배 후 파죽의 7연승을 질주했다. 18년 만에 2연속 3연전 스윕에 이어 32년 만에 개막 8경기 기준 7승1패로 폭풍 질주를 내달렸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14-3 대승으로 장식했다. 구단 최초로 홈 개막 3연전 모두 매진(1만2000명)을 이룬 팬들의 성원에 완벽하게 보답했다.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신인 좌완 투수 황준서가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두며 ‘괴물신인’ 등장을 알렸다. 최고 149km, 평균 145km 직구+스플리터 조합으로 스트라이크존 위아래를 폭넓게 활용했다.
지난 27일 퓨처스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4이닝 57개의 공을 던진 황준서는 3일 휴식을 갖고 나선 이날 1군 데뷔전에서 투구수 75개를 기준으로 잡고 올라왔다. 5이닝을 73개로 막는 효율적인 투구로 KT 타선을 제압했다. 4회 문상철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으로 2회 무사 1,2루, 3회 1사 1,3루 상황을 극복한 위기 관리 능력도 빛났다.
고졸 신인 투수의 데뷔전 선발승은 이날 황준서가 역대 10번째.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4월12일 잠실 LG전 류현진(7⅓이닝 3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이후 18년 만이다.
한화 타선도 황준서를 제대로, 화끈하게 득점 지원을 했다. 2회에만 이도윤의 선제 결승 2루타에 이어 노시환의 스리런 홈런까지 터지며 6안타 1사구로 7득점 빅이닝을 휘몰아쳤다. 3회에는 요나단 페라자의 투런 홈런 포함 4득점을 추가했다. 장단 18안타로 시즌 팀 1호 선발타자 전원안타를 쳤다.
1번타자 문현빈이 2루타 포함 5타수 4안타 4타점을 폭발했고, 노시환이 4타수 3안타 2타점, 페라자가 4타수 2안타 2타점, 이도윤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이로써 한화는 개막전이었던 지난 23일 잠실 LG 트윈스전 패배 이후 7연승을 질주했다. 24일 LG전에 시즌 첫 승 신고한 뒤 26~28일 문학 SSG 랜더스전에 이어 이번 홈 개막 시리즈에서 KT까지 스윕했다. 7승1패로 2위 KIA 타이거즈(5승1패)에 1경기 앞선 단독 1위로 3월을 마쳤다.
한화가 개막 8경기에서 7승1패를 거둔 것은 전신 빙그레 시절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2연속 3연전 스윕승은 2006년 5월12~14일 대전 롯데전, 16~18일 문학 SK전 이후 18년 만이다. 한화가 KT에 스윕을 거둔 것도 2022년 5월27~29일 수원 3연전 이후 2년 만으로 대전에선 첫 스윕승이었다.
경기 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오늘은 누구 한 명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투타 모두가 완벽한 경기를 해줬다. 모든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다"며 "황준서가 약속했던 75구 내에 5이닝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으며 고졸 신인 데뷔전 승리를 기록했다. 의미 있는 기록에 축하를 보낸다. 김서현도 훌륭한 구위로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황준서에 이어 6회 구원으로 나선 김서현도 최고 154km 강속구를 앞세워 2이닝을 20구 만에 무실점 페퍽트로 막았다.
이어 최원호 감독은 "타선은 정말 누구 한명 가리지 않고 활발한 공격으로 찬스를 만들고 해결해줬다. 선발 라인업은 물론 대주자 대타로 나간 모든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보여준 덕에 경기 흐름을 주도할 수 있었다"며 "이번 개막시리즈 3연전이 모두 매진이었는데 큰 목소리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 주신 팬여러분께 승리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 지금 좋은 분위기를 4월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승리투수가 된 황준서도 "부담이 많이 됐지만 (김)서현이형이랑 (문)동주형에게 데뷔전 어떘냐고 물어봤는데 동주형은 ‘난 0.2이닝 던졌다. 넌 1이닝만 던져도 나보다 잘하는 것이다’고 말해줬다. 그때 긴장이 풀려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말했다. 문동주는 2022년 5월10일 잠실 LG전에 구원으로 데뷔전을 가지며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황준서는 "형들이 점수를 엄청 많이 내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2회 7득점 이후) 초반부터 점수를 많이 내줘 팔을 풀 때 ‘더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떤 보직이든 1군에 있을 수 있으면 다 잘할 수 있다"는 말로 1군 잔류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