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패배 후 6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로 뛰어오른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기세가 KBO리그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한화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가 오후 12시37분부로 1만2000석 전 좌석 매진을 이뤘다. 홈 개막전이었던 29일과 30일에 이어서 3연전 모두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한화의 홈 개막 3연전 매진은 구단 최초 기록. 시즌 전체 3연전 기준으로는 지난 2018년 6월 15~17일 두산 베어스전에 이어 2114일 만이다. 햇수로는 6년이 걸렸다.
2018년은 한화가 정규시즌 3위에 올라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해로 구단 역대 최다 20번의 홈경기 매진과 함께 최다 관중(73만4110명) 모았다. 유일하게 경기당 평균 관중 1만명(1만196명)을 넘긴 시즌이기도 하다.
올해도 그때 같은 야구 붐이 대전에서 일어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전격 복귀한 류현진 효과로 시범경기 때부터 개막 2연전 매진으로 흥행 몰이를 예고했고, 초반부터 한화의 호성적이 더해지면서 대폭발 조짐이다.
지난 30일 KT전 승리로 한화는 개막전 패배 후 6연승을 질주했다. 개막 7경기 기준으로 한화가 6승1패를 거둔 것은 1988년, 1992년, 1998년에 이어 4번째로 26년 만에 최고 스타트. 개막 4연승을 달리던 KIA 타이거즈가 잠실 두산전을 패하면서 한화는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개막 7경기 이후로 한화가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2007년 6월2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45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한화는 24승20패1무(승률 .545)로 2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0.5경기 차이로 앞선 단독 1위였다. 그로부터 무려 6146일(16년10개월6일) 만에 한화가 단독 1위에 올랐다. 그해 한화는 정규시즌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요나단 페라자,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등 야수 쪽에서 전력을 보강했고, 스프링캠프 기간 류현진이 전격 복귀하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5강에 들 만한 전력으로 평가됐는데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고 있다. 류현진을 중심으로 펠릭스 페냐, 김민우,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로 이어진 5명의 선발들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페라자와 결정적일 때 한 방을 치는 임종찬까지 새로운 전력이 되어주고 있다.
아직 7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즌 극초반이지만 매년 시작이 안 좋았던 한화가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의미가 있다. 선수들이 패배 의식을 벗어던지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요소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31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몇 경기 하지도 않았다"고 1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서도 "최근 몇 년간 우리가 하위권에 있었고, 시즌 초반에 특히 패가 많아 시즌을 치르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 나도 그렇고 선수들도 다른 해보다 기대를 갖고 시작한 시즌인데 초반 출발하는 흐름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다행히 결과물로 나오고 있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까지 잡으면 한화는 이번 주 주중 문학 SSG전에 이어 2연속 스윕을 달성하게 된다. 1992년 전신 빙그레 시절 개막 8경기 7승1패 이후 구단 최고 스타트를 끊게 된다. 김민우가 왼쪽 날갯죽지에 담이 오면서 선발 로테이션 한 차례 건너뛰는 가운데 전체 1순위 신인 황준서가 데뷔 첫 선발등판 기회 잡았다.
최원호 감독은 황준서에 대해 “경기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투구수는 75개 전후로 잡고 있다”며 팀이 연승 중인 상황에 등판한 것에 대해선 “배짱은 웬만한 선수들보다 훨씬 낫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 따로 해준 말도 없다. 스스로 잘 준비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문현빈(2루수) 페라자(좌익수) 채은성(1루수) 노시환(3루수) 안치홍(지명타자) 김태연(우익수) 임종찬(중견수) 최재훈(포수) 이도윤(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KT 좌완 선발 웨스 벤자민을 맞아 우타자 김태연이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도윤도 하주석의 체력 관리 차원에서 선발 선발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