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0월 5일 사직 LG-롯데전. 롯데가 1-5로 뒤진 8회초 투수 우강훈(롯데)이 마운드에 올랐다. 1군 데뷔전이었다. 150km 직구를 연신 던지며 눈길을 끌었다.
우강훈은 정주현(우익수 뜬공), 서건창(좌익수 뜬공), 김범석(3루수 땅볼)을 삼자범퇴로 끝냈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손호영(3루수 땅볼), 김기연(삼진), 신민재(삼진)을 또다시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2이닝 2탈삼진 퍼펙트 피칭. 사이드암으로 던지는데, 직구 최고 구속이 151km까지 나왔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태형 당시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우강훈의 피칭을 보면서 감탄했다. 그는 “공은 1군에서 합격점 줄 수 있을 정도로 좋다. 팔스윙이 좋고 유연하다. 공이 빠른 것 만으로 얘기하는 게 아니라 마운드 위에서 공격적인 피칭과 템포 등 좋은 부분을 많이 갖고 있다. 몸쪽이 들어가면 공략이 쉽지 않다”라고 칭찬했다.
# 2023년 10월 9일 잠실 롯데-LG전. 롯데가 8-1로 크게 앞선 9회말, 우강훈이 등판했다. 문성주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대타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으로 아웃을 잡았다.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아 1,2루가 됐으나, 김범석을 3루수 땅볼 병살타로 경기를 끝냈다.
다음 날, 염경엽 LG 감독은 우강훈에 대해 “공이 좋더라. 왜 안 썼지? 진작 1군에 안 올렸을까”라고 말했다. 시즌 중간에 군대 제대하고 뒤늦게 합류했다는 얘기에 염 감독은 "내년에는 필승조 해도 되겠더라”고 칭찬했다.
# 2024년 3월 30일. 롯데와 LG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롯데는 투수 우강훈(21)을 LG로 보내고, LG는 내야수 손호영(29)을 롯데로 보내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
롯데가 먼저 LG에 내야 보강을 위해 손호영 트레이드를 문의했고, LG는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우강훈을 달라고 했다. 롯데는 처음 망설였지만, 손호영을 얻기 위해 우강훈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
우강훈은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전체 41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그런데 드래프트 직전에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롯데는 우강훈을 지명했다.
우강훈은 롯데에 입단해 계속해서 재활을 했다. 2021년 한 해를 재활 프로그램을 수행했고, 2군 경기에도 한 경기 뛰지 않고 2021년 11월 현역으로 군대에 입대했다. 지난해 5월 제대하고 롯데로 복귀했다.
롯데 복귀 후 7월에 퓨처스리그에서 처음 던졌다. 퓨처스리그 16경기(24⅔이닝)에 등판해 3홀드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10월 1군에 콜업돼 LG 상대로 2경기 3이닝 무실점으로 이름을 알렸다. 10월 12일 KIA전에 선발로 등판해 3이닝 5실점(4자책)을 허용했다.지난해 성적은 3경기 평균자책점 6.00.
올해는 지난 24일 인천 SSG전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2볼넷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150km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 커브를 던진다.
LG는 군 문제를 일찌감치 해결했고, 150km 빠른 볼을 던지는 젊은 투수를 얻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투수는 다다익선이다”라고 반기며 같은 사이드암인 정우영의 향후 해외 진출 가능성과 2년차 박명근의 군 복무 등을 생각하며 우강훈의 향후 성장 가능성을 기대했다.
차 단장은 “150km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을 어디서 구하냐. (염경엽) 감독님도 너무 좋다고 하셨다”고 반겼다. LG 불펜은 마무리 고우석(샌디에이고)이 미국으로 진출했음에도 여전히 리그 상위권 전력이다. 우강훈이 2~3년 이후 필승조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롯데는 당장 성적을 위해 우강훈을 떠나보냈다. 롯데 내야는 헐겁다. 오프 시즌 안치홍이 한화로 FA 이적을 했고, 거포 유망주 한동희는 시범경기 도중 내복사근 파열로 이탈했다. 4~6주 진단이 나왔는데, 5월 정도에 복귀할 전망. 그런데 한동희는 상무야구단에 합격해 오는 6월 10일 군 입대가 예정돼 있다.
롯데는 비시즌 LG와 사인&트레이드로 베테랑 FA 김민성(35)을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 최항(30), 오선진(34) 등 내야수를 보강했다. 기존 노진혁(34), 박승욱(31), 이학주(33)이 있지만, 공격력과 수비력을 모두 갖춘 우타 내야수가 아쉽다.
손호영은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 능력을 갖고 있다. 타격도 나쁘지 않다. LG 내야진이 워낙 주전이 견고해 백업 역할로 있었는데, 롯데에서는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