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무찌른 19세는 어디에…신인왕 1순위, 왜 3G 만에 말소됐을까 “심리적 안정 찾아야”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4.03.31 10: 40

지금으로부터 불과 일주일 전 2024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데뷔 후 3경기 만에 2군행을 통보받았다. 한때 LA 다저스 강타선을 봉쇄하며 승승장구했던 19세 청년은 왜 이천으로 향하게 됐을까. 
두산 베어스는 지난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우완투수 김택연, 김명신을 말소하고, 우완투수 김민규, 포수 안승한을 등록했다. 
4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이름은 시범경기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게임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김택연이었다. 29일 잠실 KIA전에 구원 등판할 때만 해도 꾸준히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령탑은 29일 투구 내용을 보고 장고 끝 말소 결단을 내렸다. 김택연은 29일 KIA를 만나 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 7회말 2사 만루 NC 다이노스 김주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4.03.23 / foto0307@osen.co.kr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초 2사 두산 김택연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4.03.29 / cej@osen.co.kr

이 감독은 “어제(29일) 투구를 보고 (말소를) 결정했다. 편한 상황이라고 생각했는데 타자와 싸우는 게 미흡했다”라며 “2군에서 조정을 하고 다녀오면 괜찮을 것 같다. 큰 문제는 아니다. 어린 선수가 프로에 들어와서 겪는 성장통이다. 그 정도로 생각하면 될 거 같다”라고 말소 이유를 설명했다.
김택연의 1군 3경기 기록은 평균자책점 7.71(2⅓이닝 2자책). 직구 구위는 위력적이었지만 시범경기와 달리 영점이 잡히지 않아 볼넷을 5개나 내줬다. 이 감독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으나 힘이 들어가 있다. 로케이션이 캠프, 시범경기 때와 다르다. 본인 의도치 않게 빠지는 공이 많아서 2군에 가서 여유 있게 안정을 찾고 와야 할 거 같다. 구위는 문제가 없다. 심적으로 안정을 찾아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9회초 2사 두산 김택연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4.03.29 / cej@osen.co.kr
인천고를 나와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된 김택연은 최고 150km 초반대의 포심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구속과 함께 안정적인 제구력까지 갖췄다는 평가.
고교 시절 혹사 논란에 시달린 김택연은 두산 구단의 철저한 관리 속 팔꿈치 및 어깨 회복에 집중했다. 다행히 빠르게 상태를 회복하면서 호주 시드니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2024시즌을 준비했다. 연습경기 위주로 진행된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남다른 구위와 배짱을 선보였고, 2024년 스프링캠프 MVP에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 7회말 2사 만루 NC 다이노스 김주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고 아쉬워하고 있다. 2024.03.23 / foto0307@osen.co.kr
김택연은 시범경기에서 정철원과 마무리 경쟁을 하다가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고 팀 코리아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강팀 LA 다저스를 상대로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93마일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웃맨을 연달아 삼진 처리, 한미일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저스 현지 매체가 "김택연은 이미 다저스 선수"라고 적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렬했다.
김택연은 이에 힘입어 개막 엔트리 승선과 함께 23일 NC와의 개막전부터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의 쓴맛을 봤다. 27일 수원 KT전에서도 1이닝 2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6회말 2사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팀 코리아 김택연. 2024.03.18 / jpnews@osen.co.kr
사령탑은 이천으로 향하는 신인을 향해 '여유'를 강조했다. 이 감독은 "여유 있게 하고 싶은 연습을 하고 오라고 했다. 아마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본인 하기에 달렸다"라며 "사실 구위가 아닌 심적인 부분으로 조금 더 동요가 되는 거 같았다. 마음을 차분히 하면 구위는 좋기 때문에 빨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바라봤다.
그렇다면 김택연은 딱 열흘을 채우고 1군 무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이 감독은 "일단은 퓨처스리그 보고를 받아봐야 한다. 본인도 안정을 찾아야 한다"라며 "열흘 만에 돌아오면 좋겠지만 열흘이라고 단정짓고 싶지는 않다. 1, 2군 투수코치와 대화하면서 됐다고 판단했을 때 부르겠다"라고 플랜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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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9회초 2사 두산 김택연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4.03.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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