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괴물 신인 김택연(19)이 1군 데뷔 3경기 만에 2군행을 통보받았다.
두산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와의 시즌 2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우완투수 김택연, 김명신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김택연은 전날 잠실 KIA전에 구원 등판해 ⅓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3경기 만에 처음으로 무실점 피칭을 펼쳤지만 또 볼넷이 나왔다.
김택연은 2-4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편안한 상황에서 3번째 등판에 나섰다. 시작은 불안했다. 만원관중 앞에서 베테랑 거포 최형우를 만나 긴장했는지 볼 2개를 연거푸 던졌고, 파울 2개로 2B-2S가 된 가운데 다시 볼 2개로 흔들리며 시즌 5번째 볼넷을 허용했다. 최형우에게 던진 6개의 공은 모두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포심패스트볼이었다.
김택연은 후속 이우성을 상대로도 2B-0S 불리한 카운트로 출발했다. 헛스윙에 이어 다시 볼을 던져 3B-1S에 처한 상황. 이번에는 145km 직구로 풀카운트를 만든 뒤 결정구로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이닝 종료였다.
인천고를 나와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라운드 2순위로 지명된 김택연은 최고 150km 초반대의 포심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구속과 함께 안정적인 제구력까지 갖췄다는 평가.
고교 시절 혹사 논란에 시달린 김택연은 두산 구단의 철저한 관리 속 팔꿈치 및 어깨 회복에 집중했다. 다행히 빠르게 상태를 회복하면서 호주 시드니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2024시즌을 준비했다. 연습경기 위주로 진행된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에서 남다른 구위와 배짱을 선보였고, 2024년 스프링캠프 MVP에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김택연은 시범경기에서 정철원과 마무리 경쟁을 하다가 류중일 감독의 부름을 받고 팀 코리아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강팀 LA 다저스를 상대로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93마일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제임스 아웃맨을 연달아 삼진 처리, 한미일 야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다저스 현지 매체가 "김택연은 이미 다저스 선수"라고 적을 정도로 임팩트가 강렬했다.
김택연은 이에 힘입어 개막 엔트리 승선과 함께 23일 NC와의 개막전부터 등판 기회를 얻었지만 1이닝 2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의 쓴맛을 봤다. 27일 수원 KT전에서도 1이닝 2볼넷 1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김택연의 3경기 성적은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7.71(2⅓이닝 2자책) 5볼넷.
이 감독은 "어제 경기를 보고 말소를 결정했다. 아직 싸울 수 있는 모습이 아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와 달리 로케이션이 좋지 않다. 힘이 들어가서 의도치 않게 빠지는 공이 많다"라고 진단하며 "구위 문제는 없다. 편한 상황에서 던지고, 하고 싶은 연습을 다하면서 여유와 안정을 찾고 돌아오길 바란다. 2군에 다녀오면 좋아질 것으로 본다.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소 이유를 설명했다.
4경기 평균자책점 10.80으로 흔들린 김명신 역시 조정 기간을 부여받았다. 이 감독은 "구위가 아직 본인 구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이들 대신 우완투수 김민규, 포수 안승한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이 감독은 "박치국, 이영하 모두 과부하가 걸린 상황이다. 김민규를 중간으로 써야할 것 같다. 선발을 계속 준비했기에 롱릴리프도 가능한 자원이다. 당분간 불펜에서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했다.
두산은 KIA 선발 윌 크로우를 맞아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인태(좌익수)-장승현(포수)-박준영(유격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브랜든 와델.
전날 주루 도중 허벅지 뒤쪽에 불편함을 호소한 양의지는 다행히 검진 결과 단순 근육통 소견을 받았다. 다만 상태 회복을 위해 이날은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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