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를 ‘돈으로 야구하는 팀’이라고 비하했는데 개막전부터 호되게 당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개막전 선발투수 마일스 마이콜라스(36)가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마이콜라스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2024시즌 개막전에 선발등판, 4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세인트루이스가 1-7로 패하면서 마이콜라스는 패전을 안았다.
1회 시작부터 2점을 내줬다. 무키 베츠에게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한 뒤 오타니 쇼헤이에게 우측 빠지는 2루타를 맞으면서 무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바깥쪽 낮게 잘 떨어진 체인지업을 오타니가 잘 받아쳤다. 이어 프레디 프리먼에게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준 마이콜라스는 윌 스미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이어진 1사 1,3루에서 맥스 먼시에게 희생플라이를 주면서 추가 실점했다.
2회에는 탈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정리했지만 3회 홈런 두 방으로 3실점했다. 베츠에게 초구 높은 싱커를 공략당해 좌월 솔로 홈런을 맞은 마이콜라스는 오타니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프리먼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초구를 맞았는데 바깥쪽 싱커를 프리먼이 잘 걷어올렸다.
4회는 실점 없이 막았지만 5회를 버티지 못했다. 1사 후 오타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안드레 팔란테에게 마운드를 넘겨야 했다. 총 투구수 74개로 최고 93.9마일(151.1km) 포심 패스트볼(14개) 외에 슬라이더(24개), 싱커(18개), 커브, 체인지업(이상 9개)을 구사했지만 다저스 타선에 위협적이지 못했다.
1~3번 베츠, 오타니,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MVP 트리오에게 당했다. 베츠가 2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 3득점, 오타니가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 프리먼이 3타수 2안타 3타점 1볼넷 2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다저스 화력은 어느 투수든 견디기 힘들지만 이날 패배한 마이콜라스는 몇 주 전 그의 발언 때문에 너무나도 모양이 빠졌다.
마이콜라스는 지난 17일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막전 상대 다저스에 대해 “우리도 페이롤(팀 연봉 총액)이 낮은 팀은 아니지만 다저스가 돈으로 야구하는 팀인 것은 알지 않나. 우리는 중서부 지역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농부들이 될 것이다. 다저스를 한 방 먹이면 멋진 일이 될 것이다”며 노골적으로 다저스를 저격했다.
다저스는 지난겨울 투타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10년 7억 달러),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 달러), 타일러 글래스노우(5년 1억3650만 달러), 테오스카 에르난데스(1년 2350만 달러) 등 투타에서 특급 선수들을 거액에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을 했다. 앞서 2020년 7월 외야수(현재 유격수) 베츠(12년 3억6500만 달러)와 연장 계약했고, 2022년 3월에는 FA 1루수 프리먼(6년 1억6200만 달러)도 영입했다.
가장 최근에는 윌 스미스와 포수 역대 최장 기간 10년에 1억4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내부, 외부 전력을 가리지 않고 큰돈을 쓰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6억8000만 달러), 베츠(1억1500만 달러), 프리먼(5700만 달러), 에르난데스(850만 달러), 스미스(5000만 달러)는 연봉의 상당 비중을 계약 기간 종료 이후 지급받는 ‘디퍼(지불 유예)’ 조건을 포함했고, 이에 따라 다저스는 올해 팀 페이롤 8위(2억2520만666달러)로 극상위는 아니다. 세인트루이스가 12위(1억7551만7567달러)에 올라있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돈으로 야구한다고 해서 잘못된 것도 아니다. 물론 누구나 개인적 의견을 밝힐 수 있고, 비판도 할 수 있지만 프로 선수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멋이 없다. 로버츠 감독도 이날 경기 전 마이콜라스의 발언에 대해 “선수로서 누구나 그런 야구를 원할 것이다. 모든 팀이 그렇듯 우리도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불평을 할 순 있지만 너무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 우리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