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홈 개막전이 열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주인공은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좌완 차우찬. 이날 경기 시구를 하기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
군산상고를 졸업한 뒤 2006년 삼성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차우찬은 삼성, LG, 롯데에서 뛰면서 1군 통산 457경기에 나서 112승 79패 1세이브 32홀드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했다. 2010년 데뷔 첫 10승 고지를 밟았고 개인 통산 8차례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지난해 선수 생활을 마치고 현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차우찬은 삼성 라이온즈 왕조 시절 마운드 한 축을 담당했던 투수로 명가 재건의 원년을 삼는다는 의미에서 시구를 맡게 됐다”고 차우찬의 시구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구를 마친 차우찬에게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개장 첫 등판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해 마지막 등판도 기억에 남는다. 아마 오늘 시구를 통해 오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왕조 시절 함께 했던 동료들 가운데 지도자로 변신한 이들도 꽤 된다. 차우찬은 “왕조 시절 선수들이 많이 빠지긴 했지만 (오)승환이 형은 아직 현역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코치님으로 계시더라. (삼성을) 떠난지 좀 됐지만 삼성이라는 곳 자체가 익숙해서 그런지 특별한 이야기보다 간단하게 인사만 나눴다”고 밝혔다.
차우찬은 삼성 후배들을 향해 ‘살아 있는 전설’ 오승환(투수)과 강민호(포수)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과서 같은 오승환, 강민호 선배가 같은 팀이 있는 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배들을 따라가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다면 선수단의 신구 조화도 잘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현(57번), 이승민 등 좌완 기대주를 향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차우찬은 “좌완 이승현의 경우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 지금은 시간이 조금 필요한 것 같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해설 마이크를 잡고 삼성 경기를 중계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차우찬은 “삼성 경기를 중계하면 많이 떨릴 것 같았는데 오늘 시구를 통해서 좀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삼성뿐만 아니라 좋은 중계를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마지막 인사도 없이 팀을 떠났었는데 오늘 삼성 팬 여러분께 인사를 드릴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차우찬은 미국으로 건너가 야구 연수로 견문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