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A.J. 프렐러 야구운영부문 사장 겸 단장이 고우석(26)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가 아닌 더블A로 내려보낸 이유를 밝혔다.
프렐러 사장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4시즌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개막전 전 인터뷰에서 “고우석에게 더블A가 시즌 준비를 위한 빌드업 과정에 가장 적합한 리그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고우석은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특급 마무리투수다. 최고 시속 160km에 가까운 빠른 공이 트레이드 마크다. 지난 시즌에는 44경기(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1억원)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데뷔는 순탄치 않은 과정을 밟고 있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6경기(5이닝)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60로 고전한 고우석은 지난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개막 2연전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서울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고전했고 결국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은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불펜투구를 지켜보며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까지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적응기간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했고 그런 이야기를 고우석과 미리 나눴다”라고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고우석에게 빅리그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쉴트 감독은 “고우석에게 계속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 조금 느리게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 한다. 잘해주고 있지만 개선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훈련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린다면 다시 야구장에서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며 고우석을 격려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을 트리플A가 아닌 더블A로 내려보내 시즌을 준비하도록 했다. 샌디에이고 산하 트리플A팀 엘파소 치와와스가 소속된 퍼시픽코스트리그(PCL)가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이 5.69에 달했던 극도의 타고투저 리그이기 때문이다. 반면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가 소속된 텍사스리그(TL)는 지난 시즌 리그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프렐러 사장은 “고우석이 재활등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더블A에서 뛰는게 계속해서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 좋을거라고 판단했다. 더블A에는 투수코치를 비롯해 우리가 신뢰하는 코치들이 많이 있다. 선수의 관점에서 보면 PCL은 힘든 환경이 될 수 있다. 구단의 관점에서도 투수를 평가할 때는 PCL보다 TL이 더 깨끗한 지표로 선수를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극도의 타고투저로 인해 보이는 성적이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큰 트리플A보다는 더블A에서 뛰는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빠르게 메이저리그로 콜업할 기회를 얻기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유망주들을 메이저리그로 콜업할 때 꼭 트리플A에서 뛰는 것을 고집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샌디에이고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인 주전 중견수 신인 잭슨 메릴도 더블A에서 46경기만 뛰고 바로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고우석 역시 더블A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를 노릴 수 있다.
프렐러 사장은 “고우석이 계속해서 스프링캠프처럼 몸을 만들면서 메이저리그로 돌아올 수 있는 상태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고우석의 반등을 기대했다. 팀 동료이자 한국야구 선배 김하성도 “당연히 마음이 아프고 안좋겠지만 지금까지 자신이 해온 것을 믿고 내려가서도 안다치고 열심히 한다면 금방 메이저리그에서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고우석을 응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