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홈 개막전에서 5연승에 도전한다.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패전을 안았던 에이스 류현진이 선발투수로 나선다.
한화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시즌 KBO리그 SSG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10-6로 승리했다. 선발 문동주가 5이닝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홈런왕 노시환이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렸고, 장단 15안타를 폭발시키며 화끈한 타격전을 선보였다.
한화는 인천 SSG 3연전 싹쓸이에 성공했다. 한화가 SSG(전신 SK 포함) 상대로 인천 원정에서 3연전 스윕을 기록한 것은 2006년 5월 16~18일 이후 무려 18년 만에 기록이다. 날짜로는 6524일. 스윕을 거두고 기분좋게 대전으로 내려간 한화는 이제 홈 개막전을 치른다.
한화는 4승1패로 단독 2위에 올라 있다. 낯설다. 한화가 개막 5경기에서 4승1패를 기록한 것도 2006년 이후 18년 만이다. 바로 류현진이 한화에 입단한 해다. 류현진이 미국 빅리그에서 뛰다가 12년 만에 친정팀 한화로 복귀하자, 다시 개막 5경기 4승1패를 기록했다.
그런데 4승1패 중 유일한 패배가 류현진의 패전 기록이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LG와 개막전에서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4회 도중에 강판됐고, 3⅔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을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12년 만에 복귀전이자 개막전이라는 무대에서 긴장했다. 직구 최고 구속 150km를 던졌으나 제구가 별로였다. 주무기 체인지업을 비롯해 류현진의 최대 장점인 핀포인트 제구와 코너워크 활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직구 위주의 피칭을 하다가, LG 타자들의 컨택 능력과 집중력에 당했다. 내야수의 결정적인 실책이 있었지만, 삼진을 하나도 잡지 못했고, 5실점을 모두 2아웃 이후에 허용해 아쉬웠다.
아이러니하게도 류현진 패배 이후 한화는 다른 선발 투수들이 모두 제 몫을 해냈고 타선과 불펜도 힘을 내며 4연승을 달렸다. 2선발 페냐을 시작으로 김민우, 산체스, 문동주까지 시즌 첫 등판에서 기분좋은 선발승을 따냈다.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나기전 '소년 가장'으로 선발진을 지키며 '류현진패패패패'는 많았었지만, '류현진승승승승'은 거의 없었다.
▲한화 선발 로테이션 성적
#3월 23일 LG전, 류현진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0탈삼진 5실점(2자책) 최고구속 150km /패 ERA 4.91
#3월 24일 LG전, 페냐 6⅔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 최고구속 151km /승 ERA 2.70
#3월 26일 SSG전, 김민우 5이닝 2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최고구속 148km /승 ERA 0.00
#3월 27일 SSG전, 산체스 5⅔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1실점 최고구속 152km /승 ERA 1.59
# 3월 28일 SSG전, 문동주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 최고구속 158km / 승 ERA 3.60
28일 SSG 상대로 선발승을 따내며 팀의 4연승을 이어간 문동주는 경기 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싶었다. 앞에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 던져서 편하게 잘 준비했다. 우리 선발들이 지금 너무 잘 던지고 있어서 나도 그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싶고, 내가 제일 마지막에 던지다 보니까 좋은 분위기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다시 현진 선배님한테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열심히 던졌다”고 말했다.
이제 류현진 차례다. 29일 대전 홈 개막전은 이미 매진, 홈 3연전이 티켓까지 벌써 매진된 축제 분위기다. 류현진이 KT 상대로 2012년 9월 25일 두산전 승리 이후 4203일 만에 KBO리그 승리에 도전한다. 무엇보다 다른 4명이 선발 투수들이 모두 승리를 거뒀는데, 류현진 혼자 1패를 기록 중인 것을 만회해야 한다.
류현진이 원래 장점인 제구를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류현진은 개막전 패배 후 제구를 강조했다. 그는 "직구는 초반에 좋았다. 마지막에 (안타로) 맞아 나간 거는 가운데로 몰렸다. 변화구 제구가 아쉬웠다"며 "역시 투수는 제구가 중요하다고 또 한 번 느낀 경기였다. 구속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느꼈다. 좀 더 제구에 신경을 써서 던져야 한다"고 스스로 진단했다.
또 류현진은 "결국 제구인 것 같다. 150km 던져도 한국 타자들의 컨택 능력이 있어서, 소용 없다. 140km 초반이라도 제구와 코너워크가 된다면 조금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예방 주사 한 번 맞은 느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던 류현진이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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