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좋은 타격을 할 것이다".
KIA 타이거즈 이우성(29)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1루수로 변신하며 외야수와 병행한 것이 팀에게는 큰 자산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배번 25번을 물려준 이범호 감독의 명예를 잇는 대체불가의 타자가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감독도 그렇게 만들어달라고 기대했다.
이우성은 작년 시즌을 마치자 어려운 선택을 했다.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400타석을 소화하며 3할 타율을 기록했다. 10년 넘게 외야수로 뛰어는데 갑자가 1루수로 변신을 선택했다. 외야 자원은 풍부한데 1루수 주인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첫 풀타임 기회를 갖고 싶었고 팀도 위한 것도 있었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비시즌 기간, 호주 캔버라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까지 밤낮없이 1루수 훈련에 매달렸다. 일부러 피칭머신을 통해 강력한 타구에 대한 적응훈련을 가졌다. 실전에서도 타구에 대한 반응속도 등 수비센스를 보여주며 성공적으로 1루수에 안착했다. 개막전 1루수 출전이 확정적이었다.
개막을 며칠 앞두고 우익수 나성범의 햄스트링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때마침 2군 캠프를 마치고 1군에 가세한 황대인이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개막 엔트리에 입성했다. 이우성은 어쩔 수 없이 외야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익수로 돌아갔다. 개막전부터 3경기 모두 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황대인이 1루를 맡았다.
그런데 또 변화가 일어났다. 1루수 황대인이 경기에서 주루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고 낙오했다. 근육 손상 판정을 받았는데 피가 많이 고여 최대 4주후에나 재검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상 두 달 이상의 장기이탈이 예상되고 있다. 다시 1루수가 비게 됐다. 1루수를 병행했던 내야수 서건창은 임시방편이어서 주전 1루수가 다시 필요했다.
이감독은 "우성이를 다시 1루수로 기용하겠다.외야는 (이) 창진이와 (김) 호령이를 번갈이 쓰겠다. 외야진에 변동 생겨도 왠만하면 1루수 그대로 쓰겠다. 1루 수비에 센스 있다. 센스가 없으면 외야에서 1루 전환 어렵다. 학생때 3루와 1루 해봤다. 중간 이상의 수비력 갖췄다. 슬라이딩 캐치는 어렵지만 굴러가는 공은 잘 잡는다. 물론 실수도 나오겠지만 참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우성의 진짜 장점은 탁월한 타격능력이다. 1루수 변신을 시킨 것도 타격 능력을 계속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 개막후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생산했다. 12타수 5안타(.417) 2타점 2득점을 올리며 타선을 든든하게 뒷받침했다. 타순은 5번타자와 6번타자로 나섰다. 27일 롯데와의 광주경기에서는 6-2로 앞선 7회말 1사2,3루에서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트리며 승리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 감독의 배번을 물려받은 자격을 증명하고 있다. 이 감독은 "그렇게 만들어주면 좋은 일이다. 재작년, 작년 준비를 잘했다. 좋은 타격을 한다. 타격 자세에 변화를 주는데 고민을 엄청했다. 본인에게 잘 맞아떨어졌다. 좋다고 느꼈고 자신감도 느꼈다. 스윙스피드도 빠르다. 앞으로도 좋은 타격을 하는 타자가 될 것이다"고 응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