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초반 돌풍을 이끈 내야수 류지혁(30)이 불의의 부상으로 최소 한 달간 이탈한다.
류지혁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7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2회 유격수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를 성공하는 과정에서 상대 유격수 오지환과 충돌하면서 쓰러졌다.
2루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간 류지혁과 포수 박동원의 송구를 받기 위해 받기 위해 베이스로 들어간 오지환이 세게 부딪쳤다. 두 선수 모두 충돌 여파로 쓰러졌지만 오지환은 다행히 금방 털고 일어났지만 어깨 통증을 느낀 류지혁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했다.
결국 앰뷸런스가 그라운드에 들어왔고, 류지혁을 싣고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류지혁이 빠진 2루에는 강한울이 대주자로 교체 투입됐다. MRI(자기공명영상) 검사 결과 류지혁은 왼쪽 어깨 관절 와순 일부 손상이 의심되는 부상을 입었고, 28일 재검진을 받기로 했다.
28일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류지혁은 전하방 관절낭 부위 손상으로 타박에 의한 극상근염증 증상 진단을 받았다. 4주 재활이 예상되는 부상으로 당분간 전력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회복 후 실전 감각을 찾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빨라야 5월초에야 1군 복귀를 기대할 수 있다.
충암고 출신 우투좌타 내야수 류지혁은 2012년 4라운드 전체 36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된 뒤 전천후 내야 백업으로 공수주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했다. 2020년 6월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된 뒤 주전 선수로 도약했지만 지난해 7월 포수 김태군과 트레이드되면서 삼성으로 다시 한 번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삼성 이적 후 3루, 2루, 1루를 오가며 66경기 타율 2할6푼8리(235타수 63안타) 2홈런 28타점 22도루를 기록하며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올해는 개막 4경기 모두 2루수로 선발출장, 타율 4할5푼5리(11타수 5안타) 3타점 1득점 3도루 4볼넷 출루율 6할로 맹활약하면서 삼성의 개막 2연승 포함 첫 4경기 2승1패1무 선전을 이끌었다.
그러나 불의의 부상으로 한창 좋을 때 감이 끊기게 됐다. 올 시즌을 끝으로 생애 첫 FA 자격을 앞두고 주가를 높이던 상황에서 부상이라 류지혁 개인적으로 무척 아쉬운 부상이다.
삼성 팀으로서도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내야에서 송구 불안을 보인 1번타자 김지찬이 개막을 앞두고 중견수로 포지션을 이동하면서 류지혁이 2루 자리에 들어갔다. 류지혁이 6~7번 타순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면서 팀의 전반적인 밸런스가 잘 맞아떨어지는 시기에 부상 악재가 찾아왔다.
류지혁의 이탈로 2루 자리는 당분간 강한울, 안주형이 메울 것으로 보인다. 2루뿐만 아니라 3루, 1루까지 든든하게 커버하던 류지혁의 이탈로 삼성의 내야 운영에도 제약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