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또 한 번의 대형 투자를 했다. 올스타 포수 윌 스미스(29)와 10년 1억4000만 달러 장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난겨울부터 이어온 대형 투자의 방점을 찍었다.
다저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스미스와 10년 1억4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3년 3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9년 1억67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버스터 포지를 넘어 메이저리그 포수 역대 최초 10년 계약이다.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2순위로 다저스 지명을 받은 스미스는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6시즌 통산 486경기 타율 2할6푼3리(1680타수 441안타) 91홈런 308타점 OPS .842를 기록하고 있다. 2019년 5월 빅리그 콜업 이후 포수 전체 OPS 1위, 홈런·타점 2위에 오를 정도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형 포수로 활약 중이다.
FA까지 올해 포함 2시즌을 더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다저스가 스미스에게 10년 연장 계약을 안겼다. 다저스는 2020년 7월 외야수(현재 유격수) 무키 베츠(12년 3억6500만 달러), 지난해 12월 투타겸업 오타니 쇼헤이(10년 7억 달러),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 달러)에 이어 스미스까지 10년 이상 장기 계약자만 4명을 보유하게 됐다.
2년에 걸쳐 계약금 3000만 달러를 받게 될 스미스는 연봉으로 2024년 1355만 달러, 2025~2027년 1300만 달러, 2028~2032년 950만 달러, 2033년 995만 달러를 받는다. 여기에 매년 500만 달러, 총 5000만 달러를 추후 지급받는 디퍼(지불 유예) 조건이 포함됐다. 계약이 만료된 뒤 2034년부터 2043년까지 10년에 걸쳐 나눠 받는다.
다저스의 디퍼 계약은 스미스뿐만이 아니다. 2020년 7월 베츠의 계약에도 2033~2044년 1억1500만 달러를 나눠받는 디퍼가 포함돼 있었다. 2022년 3월 다저스와 6년 1억6200만 달러에 FA 계약한 1루수 프레디 프리먼도 5700만 달러를 2028~2040년 13년에 걸쳐 추후 지급받는 디퍼가 들어갔다.
10년 7억 달러로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고액에 다저스와 FA 계약한 오타니의 경우 디퍼만 6억8000만 달러로 계약 총액의 97.1%에 달하는 기록적인 디퍼로 화제가 됐다. 다저스와 FA 협상 중 먼저 디퍼 계약을 제안한 오타니는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이 금액을 받는다.
여기에 1년 2350만 달러에 FA 계약한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도 850만 달러를 2030년부터 2039년까지 나눠서 받는 조건으로 사인했다. 이어 스미스까지 계약 규모의 35.7%의 해당하는 5000만 달러를 추후 받기로 하면서 다저스는 그야말로 ‘디퍼의 팀’이 됐다.
오타니, 베츠, 프리먼, 스미스, 에르난데스 5명의 디퍼 금액을 다 합치면 9억1050만 달러에 달한다. 우리 돈으로 약 1조2234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거액을 계약 기간 종료 이후 지급해야 한다.
다저스가 이 같은 디퍼 계약을 남발한 것은 사치세를 절감하기 위함이다. 사치세 계산에 반영되는 연봉을 줄일 수 있어 팀 페이롤에 여유가 생긴다. 다저스는 오타니의 통 큰 디퍼 덕분에 야마모토, 타일러 글래스노우, 에르난데스를 영입하며 추가 전력을 보강할 수 있었다.
인플레이션으로 현금의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는 만큼 디퍼 계약은 선수에게 불리한 조건이긴 하다. 하지만 다저스 선수들은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해 이 같은 조건을 감수했다. 스미스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헌신하는 데 있어 다저스보다 좋은 조직은 없다. 야구와 관련해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고 계약 이유를 밝혔다.
디퍼 계약은 지금 당장 사치세 부담을 덜고 재정에 유연성이 생겨서 좋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구단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계약 기간이 끝난 선수에게 막대한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미래에 부담을 주며 지금부터 앞으로 10년에 모든 걸 쏟아부은 다저스의 대형 투자가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