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24시즌 메이저리그 개막전이자 데뷔전이 열릴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
샌프란시스코는 구단 SNS를 통해 28일(이하 한국시간) 선수단이 개막전이 열리는 샌디에이고에 도착했다고 알렸다. 29일 오전 5시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상대로 2024시즌 개막전을 갖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구단 전세기에서 내리는 모습을 사진 첫 페이지에 올리며 그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여줬다.
구단뿐만 아니라 이정후와 함께 뛰는 동료 선수들의 기대치도 상당하다. 개막을 앞두고 벌써 그의 성공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지역지 ‘머큐리뉴스’는 28일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이정후의 데뷔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제목하에 ‘다른 팀에서 메이저리거로 활약하고 온 블레이크 스넬, 맷 채프먼, 호르헤 솔레어와 달리 이정후는 한국 KBO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는 점에서 신비로운 분위기 감돈다’고 전했다.
머큐리뉴스는 ‘이정후의 실력이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원활하게 옮겨진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주루가 되고, 평균 이상 타구 처리 능력이 필요한 야구장에서 성가인 테이블세터 한 명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이정후의 팀 동료들은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 그를 면밀히 관찰했다’며 동료 선수들의 이정후에 대한 평가를 소개했다.
포수 톰 머피는 “이정후는 공을 맞히는 능력이 훌륭한 선수다. 그의 타격 기술 수준은 독보적이다. 그처럼 삼진이 적은 선수는 많지 않다”며 “그는 목표 지향적이고, 차분하다. 운동선수로서 최고의 모습을 갖췄고, 우리 팀에 엄청난 1년 선사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통산 삼진율이 7.7%에 불과했다. 삼진(304개)보다 볼넷(383개)이 더 많았다. MVP를 수상한 2022년에는 볼넷(66개)이 삼진(32개)보다 2배 이상으로 삼진율 5.1%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OPS .991을 기록하면서 5볼넷 4삼진으로 삼진율은 10%로 낮았다.
외야수 마이클 콘포토는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6년 1억1300만 달러에 영입한 것을 ‘성공 투자’라고 표현하며 “그는 매우 세련된 선수이고, 배럴 타구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번개처럼 빠른 손을 가졌다. 빠르고, 좋은 운동능력에다 야구를 잘 알고 있다. 내 생각에는 우리 모두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야수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도 “중견수 자리가 안정적으로 고정된 것은 엄청난 일이다”며 “이정후의 가장 좋은 점 중 하나가 정말 정말 훌륭한 팀원이라는 점이다. 라커룸에서 그와 함께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친화력도 높이 평가했다.
골드글러브를 두 번 받은 베테랑 유격수 닉 아메드도 “이정후는 타고난 야구 본능이 뛰어나다. 유격수로서 뒤돌아볼 때 타구를 파악하는 데 1초가 걸리는 외야수와 두 발짝 앞서가는 외야수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이정후는 훌륭한 중견수가 될 것이고,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며 중견수로서 수비 능력을 인정했다.
이어 아메드는 “이정후는 라인업 최상단에서 상대 투수들에게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파울을 치고, 타석에 계속 살아남는 것을 보면 싫어할 수밖에 없다”며 이정후가 상대 투수들에게 성가신 존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는 야구를 정말 좋아한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환경에서 스프링 트레이닝 첫 날부터 편안해했다. 해외에서 온 선수들을 많이 봤는데 이정후처럼 빨리 적응한 선수는 보지 못했다”며 “개막전에서 우리 1번타자는 이정후다. 마운드에 오르는 상대 선발투수는 다르빗슈 유가 될 것이기 때문에 모두가 기대할 것이다”고 개막전을 기대했다.
스프링 트레이닝 공식 소집 첫 날부터 멜빈 감독으로부터 1번타자 중견수로 공표된 이정후는 29일 펫코파크에서 열리는 샌디에이고와의 2024시즌 개막전을 통해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갖는다. 샌디에이고 선발은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로 개막전부터 한일전 빅매치가 성사됐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한일전에서 이정후가 다르빗슈 상대로 3회 우전 적시타를 터뜨린 좋은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