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특급 루키 원상현(20)이 기라성 같은 선배들도 해내지 못한 마법사 군단의 시즌 첫 승을 이끌 수 있을까.
프로야구 KT는 2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 선발투수로 신인 원상현을 예고했다.
원상현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KT 선택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당시 KT 구단은 “원상현은 탁월한 운동 능력을 바탕으로 최고 구속 150km의 강속구와 안정적인 변화구를 갖춘 우완 투수다. 마운드에서 공격적인 투구 등 경기운영 능력도 우수한 즉시 전력감 투수다”라며 원상현을 향한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신인드래프트 당시 원상현의 KT 지명 소감이 화제를 모았다. 부산 사나이 원상현의 KBO리그 롤모델이 연고지 구단 롯데 자이언츠가 아닌 KT에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2020년 신인상을 차지한 뒤 KT 대표 투수로 자리매김한 소형준. 원상현은 “KT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고교 1학년까지 마무리를 하다가 소형준 선수를 보면서 선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소형준 선수처럼 팀과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원상현은 고교야구 전국대회 영웅 출신이기도 하다. 2학년이었던 2022년 9월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강릉고와의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8⅓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5구 역투 속 부산고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다. 추신수(SSG), 정근우(은퇴) 등 1982년생이 활약했던 2000년 대통령배 우승 이후 22년 만에 전국 제패를 이끈 순간이었다. 최우수선수상, 우수투수상은 당연히 원상현의 차지였다.
원상현은 데뷔 첫 1군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구단이 지원하는 필리핀 미니캠프에 참가해 롤모델 소형준, 신범준 등 1차 지명 선배들과 합동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부산 기장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향해 잠재력을 마음껏 발산했고, 시범경기 2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2.84를 통해 5선발로 낙점됐다. 3월 10일 LG전 3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 호투가 강렬했다.
그런데 데뷔전에 나서는 루키의 어깨가 무겁다. 우승후보로 꼽혔던 KT가 2019년 이후 5년 만에 개막 4연패 수렁에 빠져있기 때문. 주말 개막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스윕패를 당한 뒤 26일과 27일 두산전을 연달아 내주며 공동 8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KT가 자랑하는 막강 4선발이 차례로 출격했지만 엄상백이 4이닝 4실점, 벤자민이 5이닝 4실점, 고영표는 4이닝 9실점 최악투로 모두 고개를 숙였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고, KT가 원하는 대권을 위해선 하루빨리 첫 승을 신고해야 한다. 물론 여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강팀의 면모를 뽐내는 KT이지만 개막 5연패는 이강철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9년이 마지막이었다. 아무리 슬로스타터라 해도 개막 후 5할 승률을 '–5'로 출발하는 건 그리 바람직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루키 원상현이 난세영웅으로 거듭나야 하는 이유다.
한편 이에 맞서는 두산은 5선발 김동주를 선발 예고했다. 김동주는 선린인터넷고를 나와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뽑힌 4년차 우완 기대주다. 지난해 처음으로 5선발을 맡아 18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4.14의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 5선발 경쟁에서 다시 한 번 생존했다.
김동주의 시범경기 성적은 2경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13. 다만 지난해 KT 상대로는 3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8.25로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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