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윌 스미스(29)가 메이저리그 포수 최초로 10년 장기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에서 서울시리즈를 치른 뒤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대박을 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미국 현지 언론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스미스와 다저스의 연장 계약 소식을 전했다. 10년 총액 1억4000만 달러로 그 중 5000만 달러를 추후 지급받는 ‘디퍼(지불 유예)’가 들어갔다.
계약금으로 3000만 달러를 받는 스미스의 연봉은 2024년 1355만 달러, 2025~2027년 1300만 달러, 2028~2032년 950만 달러, 2033년 995만 달러로 매년 500만 달러로 디퍼가 포함됐다. 총 5000만 달러 지불 유예된 금액은 2034~2043년 10년간 나눠서 받는다.
이로써 다저스는 2020년 7월 무키 베츠(12년 3억6500만 달러), 지난해 12월 오타니 쇼헤이(10년 7억 달러), 야마모토 요시노부(12년 3억2500만 달러)에 이어 스미스와도 10년 넘는 장기 계약을 안겨줬다. 포수의 10년 계약은 리그 최초로 2013년 3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9년 1억67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버스터 포지보다도 더 길다.
지난 2016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2순위로 다저스에 지명된 스미스는 2019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6시즌 통산 486경기 타율 2할6푼3리(1680타수 441안타) 91홈런 308타점 OPS .842를 기록 중이다. 포수이지만 베츠, 오타니, 프레디 프리먼에 이어 4번타자를 맡을 만큼 공격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지난해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FA까지 2시즌이 남은 상황에서 10년 장기 계약으로 다저스와 동행을 쭉 이어간다. 스미스는 “2016년 드래프트에 지명된 뒤 이곳에 있는 게 정말 좋았다. 다저스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거라 생각한다.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다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 행보가 이보다 더 행복하고, 기대될 수 없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위해 헌신하기에는 다저스보다 좋은 조직은 없다. 야구와 관련해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앞으로 10년이 기대된다”고 연장 계약 소감을 밝혔다.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운영사장은 “스미스와 그의 아내 카라가 다저스 가족으로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우리의 최우선 과제였다.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은 이곳에 남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보여왔고, 우리도 이를 거듭 강조했다. 오늘 연장 계약으로 정점을 찍게 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흥분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MLB.com에 따르면 스미스와 다저스는 지난 몇 년간 연장 계약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봄 장기 계약에 희망 속에 협상을 재개했고, 다저스가 지난 20~21일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참가차 한국에 방문했을 때 협상이 본격화됐다. 10년 계약에 합의한 뒤 입장을 주고받은 끝에 세부적인 조건을 맞췄다.
스미스는 서울시리즈에서 2경기 모두 선발 포수로 뛰며 10타수 5안타 타율 5할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한국 방문 기간 서울 명동을 찾아 만두, 탕후루, 호떡, 회오리감자 등 길거리 음식을 먹기도 한 스미스는 미국으로 돌아간 뒤 그의 아내가 SNS에 딸 샬롯이 한복을 입은 사진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10년 연장 계약까지 이뤄졌으니 한국 방문이 좋은 계기가 됐다.
스미스는 “어렸을 때 데릭 지터처럼 한 팀에서 커리어 전체를 보낸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꿨다. 지난 몇 년간은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이번에 대화를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로선 결정해야 할 일이었다. 여기 있고 싶었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있었다”며 원클럽맨이 되고 싶었다고 했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스미스에 대해 우리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 중 하나는 스포트라이트를 원하지 않는 선수이지만 조명이 가장 밝을 때 정말 살아난다는 점이다. 프리드먼 사장이 말했듯 스미스와 그의 아내 카라가 아주 오랫동안 이곳에서 함께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