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3연패에 빠졌다. 롯데는 2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개막 3연패에 빠졌고 김태형 감독 체제 첫 승도 또 다시 실패했다.
전체적으로 답답한 흐름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4회만 삼자범퇴로 물러났을 뿐 매 이닝 주자가 나갔다. 6회에는 정훈 김민성 나승엽의 3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박승욱의 1루수 땅볼로 1점을 얻는데 그쳤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대타 윤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대량 득점 기회에서 1점밖에 뽑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이어진 6회말 최형우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리고 타선이 KIA 불펜을 공략하지 못하는 동안 롯데 불펜은 무너졌다. 8회 구승민이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를 맞았고 희생번트와 폭투로 1사 3루 위기를 맞이했다. 소크라테스에게 결승타를 내줘서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투수진, 특히 불펜진이 3연패 기간 모두 경기 후반에 결정적인 순간을 막아내지 못하고 실점하는 게 아쉬운 대목. 하지만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는 없다. 3경기 모두 대등한 흐름을 끌고 갔다.
진짜 문제는 타선이다. 타선은 끊임없이 출루하고 있지만 마지막 방점을 찍지 못하고 있다. 23일 SSG와의 개막전에서 9안타 6볼넷을 기록하며 끊임없이 출루했지만 잔루 12개를 남겼다. 이튿날인 24일도 9회 0-6에서 6-6까지 쫓아가는 기적을 만들었지만 끝내 뒤집지 못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날 역시 9개의 잔루를 남겼다. 26일 KIA전의 잔루도 10개였다. 매 경기 10개 안팎의 잔루를 남기면서 시원한 득점력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타선의 엇박자가 심해지는 상황.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가 3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하고 있고 고승민도 3경기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확실한 해결사가 없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서 한화로 떠난 안치홍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지만 결국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타자가 없다는 게 아쉽다. 시범경기에서 내복사근 부상으로 빠진 한동희의 존재가 가장 그립다. 한동희는 올 시즌 도중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다. 하지만 군 입대에도 불구하고 비시즌 ‘롤모델’ 이대호의 적극 지원을 받아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인훈련을 받았다. 타격 ‘일타강사’로 자리 잡은 강정호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각오를 다졌다. 시범경기 기간 뭘 보여주지도 못한 채 이탈했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비시즌 스텝업을 했고 단단한 각오를 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한동희는 롯데에 부족한 장타력을 더해줄 수 있는 타자. 김태형 감독이 부임하고 장타력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한동희가 부활한다면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었다. 타선의 존재감 자체도 지금과는 다를 수 있었다. 한동희의 3루 자리를 채우고 있는 김민성, 그리고 안치홍의 자리였던 2루에 나서는 박승욱 만으로는 아쉬움이 채워지지는 않는다.
한동희는 지난 10일 SSG와의 시범경기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내복사근 파열로 4~6주 가량 재활을 해야 한다는 소견이다. 빨라도 4월 중순 이후 돌아올 수 있다.
당장 시즌 첫 승이 급한 롯데다. 이 과정에서 존재감이 그리운 선수들이 드러나고 있다. 롯데는 타선의 아쉬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새로운 해결사를 찾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