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통역을 맡았던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 및 절도 혐의로 해고된 가운데 임시 통역 윌 아이레튼이 화려한 이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LA 에인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카메라 촬영이 금지됐고 취재진의 질의 응답 없이 진행됐다.
오타니가 2013년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했을 때 처음 만난 미즈하라는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단순 통역을 넘어 개인 비서에 매니저 역할까지 수행한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 훈련 보조부터 전력 분석까지 야구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곁에 늘 함께할 만큼 오타니가 믿고 의지했다.
오타니는 “신뢰했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매우 충격적이고 슬프다. 내가 스포츠 도박에 베팅을 하거나 의뢰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또 "오늘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기에 이해해 줬으면 좋겠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하고 싶다"며 "내가 무언가에 베팅을 하거나 야구나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 돈을 걸거나 부탁한 적도 없다. 송금을 의뢰한 적도 없다. 그가 그렇게 하고 있던 것도 며칠 전까지 몰랐다. 그가 돈을 훔치고 모두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타니는 "(ESPN의) 취재 의뢰도 알려주지 않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내가 이 문제를 알게 된 것은 한국에서의 개막전 직후의 팀 미팅 때였다. 통역도 없고 영어로 말하고 있었으므로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왠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호텔에 돌아와서 둘이 이야기를 하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호텔에 돌아와서야 (미즈하라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세히 알게 됐다. 이를 곧 변호사와 다저스 구단에도 알렸다. 이게 지금까지 일어난 상황의 전부”라고 설명했다.
일본 매체 ‘더 다이제스트’는 27일 오타니의 임시 통역 아이레튼의 화려한 이력을 소개했다. 마에다 겐타(디트로이트 타이거즈)가 다저스에서 뛸 때 통역을 맡았던 아이레튼은 현재 야구운영부서에서 근무 중이며 오타니가 새 통역을 구하기 전까지 그의 곁을 지킬 예정.
이 매체는 “일본계 미국인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5살까지 도쿄에서 자랐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와 대학교 야구 선수로 뛰었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필리핀 대표팀에 발탁된 아이레튼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1년 만에 현역 유니폼을 벗었다”고 소개했다.
일본어 통역은 물론 데이터 분석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 ‘더 다이제스트’는 아이레튼을 두고 ‘이도류’라고 표현했다. 이 매체는 “아이레튼은 2019년부터 다저스의 데이터 분석을 맡았고 현재 편성부에서 근무 중이다. 다저스의 약진에 필수적인 팀 스태프”라고 전했다.
일본 문학 연구자이자 유명 방송인인 로버트 캠벨 와세다대학교 특명 교수는 아이레튼의 뛰어난 통역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믿었던 미즈하라에게 배신당한 오타니의 고통을 제대로 표현했다. 통역 내용도 매우 적절하고 정확하고 원활했다”고 호평했다.
이 매체는 “영어 원어민으로 일본 문학에 정통한 권위자가 극찬한 아이레튼은 데이터 분석에도 능하다. 오타니는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올 시즌을 치른다”고 주목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