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람인지라...".
KIA 타이거즈 베테랑 투수 양현종(35)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2024 프로야구 롯데와의 팀간 1차전에서 시즌 첫 선발등판했다. 5⅓이닝 5피안타 4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2-1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뒤늦게 역전을 하는 통헤 승리를 따내지 못했지만 첫 경기 치고는 무난했다.
4회가 유일한 삼자범퇴였다.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고 2회2사1,2루, 3회 2사2,3루, 5회 2사1,3루 위기에서 득점타를 허용하지 않는 노련미를 보였다. 그러나 6회 1사후 연속 볼넷을 허용하고 투구수 90개가 되자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임기영이 1점을 내줘 실점을 안았다.
경기후 "몸이 약간 무딘감도 있었고 날씨가 좀 추웠다. 밸런스는 아직 좋은 편은 아니었다. 던지면서 최대한 조금 투구수를 줄이면서 이닝을 많이 던지려고 했다. 최소 실점으로 던졌고 팀이 이기는데 조금이나마 보팀이 되어 다행이다. 다음에는 더 좋은 밸런스로 던질 것이다"고 첫 등판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날은 외야수 황성빈(26)과 미묘한 신경전으로 눈길을 모았다. 황성빈이 5회초 1사후 중전안타로 출루한 이후 상황이 벌어졌다. 황성빈이 '도루를 할까말까' 하는 페이크 동작을 반복적으로 취했다. 순간 견제는 양현종의 얼굴이 굳었고 피치클락 위반까지 일어났다. 포수 김태군이 마운드에 올라가기도 했다. 실점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양현종은 경기후 쿨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냈다. "순간 의식도 되고 조금 신경 쓰이기도 했다. 황성빈 선수에게는 당연한 플레이라고 생각했다. 투수를 괴롭히고 내가 흔들리는 것이 황성빈 선수의 할 일이고 임무이다. 최대한 동요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도 사람인지라 표정에서 좀 드러난 것 같다"며 설명했다.
이어 "작년도 재작년도 그렇고 롯데 선배들에게 들어보면 황성빈 선수가 해야할 임무라도 하더라.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다. 하지만 그라운데서 그런 플레이를 하는것 자체가 그 선수만의 트레이드 마크이다. 내가 최대한 동요되지 않기 위해 거기에 맞춰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