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캐넌이 놀리길래, 마차도 삼진 잡아봤냐고 했죠. 그 뒤로 아직 답장이 없다(웃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값진 경험을 했다. 원태인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뽑힌 '팀 코리아' 대표팀에 발탁돼 미국 MLB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스페셜 매치를 경험했다.
원태인에게 샌디에이고 간판 타자 매니 마차도를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은 것은 두고두고 이야깃거리다. 마차도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샌디에이고와 11년 3억5000만 달러(약 4662억원) 계약을 했다
원태인은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매치 샌디에이고와 경기에 구원 투수로 등판해 2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 코리아가 0-1로 뒤진 3회 등판한 원태인은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후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1루수 땅볼 때 선행주자가 2루에서 아웃됐다. 1사 1루에서 마차도를 6구째 시속 76.9마일(123.8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김하성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주릭슨 프로파를 91.4마일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 실점 없이 막았다.
4회는 루이스 캄푸사노를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 타일러 웨이드를 78마일(약 125.5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2사 후에 잭슨 메릴에게 안타, 잰더 보가츠에게 볼넷을 내줘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타티스 주니어를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등판을 마쳤다.
마차도를 삼진으로 잡은 체인지업이 화제가 됐다. 경기 후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원태인이 대범하게 투구를 하더라. 타티수 주니어가 '체인지업이 정말 좋더라. 인상적이다'고 하더라"며 원태인을 칭찬했다.
원태인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27일 LG전 선발 투수로 내정돼 있다. 원태인은 "아직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아, 덕아웃에 못 들어가서 아쉽다. (개막 2연승으로) 팀 분위기가 좋은데, 함께 하지 못해 아쉽다. 오늘도 경기 때는 라커룸에서 TV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빅리그 팀들을 상대한 경험을 두고 "대표팀으로 2경기를 하고서 야구 시야를 넓어진 것 같다.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도 조금 달라졌다"고 했다.
이어 마차도 삼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2볼에서 직구를 던지면 맞을 것 같았다.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헛스윙이 됐다. 이어 직구가 파울이 됐다. 마지막에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내가 생각한 대로 스피드, 궤적, 로케이션이 정확하게 그대로 들어갔다"고 웃으면서 생생하게 설명했다.
그는 "이전까지만 해도 일본 야구만 생각을 했는데, 이번 빅리그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자신감이 생겼고 미국 야구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물론 아직 해외 진출 계획이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
주위에서 연락도 많이 받았다. 원태인은 "(미국에 있는) 뷰캐넌도 메시지로 연락이 왔다. 놀리더라. 그래서 너는 마차도 삼진 잡아봤냐고 보냈다. 이후로 아직 답장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까지 삼성에서 뛴 뷰캐넌은 올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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