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뛰는 야구’가 업그레이드 됐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와 달리 도루에서 디테일로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LG는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개막전에서 도루를 무려 6개를 기록했다. 역대 개막전 한 경기 최다 도루. 2002년 SK가 현대를 상대로 기록한 5개를 경신했다. 톱타자 박해민이 도루 3개를 성공했고, 오지환, 홍창기, 최승민이 각각 1개씩 추가했다. 게다가 도루 성공률이 100%였다.
LG는 24일 한화전에서는 박해민이 도루 1개, 신민재가 도루 실패 1개를 기록했다. 개막 2연전에서 도루 7개와 도루 실패 1개였다. 성공률 87.5%. 도루 성공 이후에 득점까지 연결된 것이 3차례나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24일 경기에 앞서 도루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는 전원 그린라이트였다. 올해는 그린라이트가 2명 뿐이다. 박해민과 신민재 두 명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박해민과 신민재도 뛰지 말아야 할 때는 스톱 사인이 나갈 것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데이터 기반으로 도루 사인을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자살특공대’처럼 마구 뛰었던 것과는 다르다. 염 감독은 “작년에는 정말 막 뛰었다. 우리 선수들에게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봤다. 선수들이 막 뛰고 죽어도 아무 말도 안 했다.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라고 말했다.
지난해 염 감독은 그동안 LG가 우승 전력을 갖고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이유로 ‘두려움’을 들었다. 선수들이 실패를 두려워해 과감하게 플레이하지 못했다는 것. 염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도루 실패를 통해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도로 ‘뛰는 야구’를 적극적으로 주문했다. 성공하면 득점 찬스가 되고, 실패해도 얻는 것이 있었다고 봤다.
그 결과 지난해 LG는 가장 많은 166개의 도루를 성공했지만, 도루 실패도 101개를 기록해 도루 성공률은 62.2%로 10개 구단 중 최저였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올해는 도루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생각하는 야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이제는 무작정 뛰는 것이 아니라, 상대 배터리의 슬라이드 스텝과 견제 능력, 포수의 송구 능력, 볼카운트 등등 경기 상황에 따라 도루를 시도한다.
발 빠른 박해민과 신민재에게는 뛸 수 있는 자율권을 줬지만, (성공 가능성이 낮아서) 뛰면 안 될 때는 ‘스톱’ 사인으로 관리를 한다. 염 감독은 “전력 분석 시간에 우리 팀은 주루 분석이 꼭 있다. 매우 디테일하게 분석한다”고 말했다.
올해 KBO리그는 베이스 크기가 기존 15인치에서 18인치로 커졌다. 1루와 2루, 2루와 3루 사이가 약 11cm 줄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베이스 크기 확대가 도입했는데, 도루가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간발의 차이로 아웃된 도루가 이제 세이프가 될 것이다.
실제로 24일 경기에서 박해민은 6회 2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비디오판독을 신청했고, 오랜 판독 끝에 아웃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미세한 차이로 박해민의 손이 더 빨랐다. 작년 베이스 크기 그대로였다면 아웃이 됐을 것이다.
통산 4차례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한 박해민은 올해 도루왕에 도전할 기세다. 박해민은 23일 경기에서 도루 3개를 성공한 후에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올해 뛰면서도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갑내기 두산 정수빈이 도루왕을 차지한 것을 두고 박해민은 “정수빈 선수가 도루왕을 차지한 게 자극이 많이 됐다. 다시 도루왕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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