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정규시즌 개막전 상대 선발투수가 정해졌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8·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에 들어선다.
미국 ‘NBC7 샌디에이고’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미국 본토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전했다. 지난 20~21일 서울에서 LA 다저스와 MLB 월드투어로 개막 2연전을 치른 샌디에이고는 29일부터 홈구장 펫코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본토 개막전을 갖는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26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조 머스그로브, 딜런 시즈, 마이클 킹, 맷 월드론 순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한다.
이정후의 개막전 첫 상대가 다르빗슈라는 점이 흥미롭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는 2012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12시즌 통산 267경기(1628이닝) 103승85패 평균자책점 3.58 탈삼진 1932개를 기록 중인 특급 투수로 올스타에만 5차례 선정됐다.
어느덧 38세 노장이 됐지만 여전히 샌디에이고 1선발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선발등판, 3⅔이닝 동안 72개 공을 던지며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승패 없이 노디시전.
올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이정후이지만 다르빗슈와는 ‘구면’이다. 지난해 3월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 B조 한일전에서 상대한 바 있다.
당시 이정후는 한국의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일본 선발투수로 나선 다르빗슈를 상대했다. 1회 첫 타석에선 4구 승부 끝에 96마일(154.5km) 바깥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수 뜬공 아웃됐다. 하지만 앞서 3구째 커터를 받아쳐 우익선상으로 날카로운 파울을 치기도 했다.
결국 3회 2사 2루에서 이정후가 다르빗슈에게 우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초구부터 몸쪽에 들어온 95.2마일(153.2km)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익수 앞 안타로 연결, 2루 주자 김하성을 홈에 불러들였다. 스코어를 3-0으로 벌린 적시타. 몸쪽 패스트볼에 왼팔을 몸통에 붙인 채 기술적인 스윙으로 만들어낸 안타였다.
당시 경기에서 한국은 일본에 4-13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정후는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다르빗슈가 내려간 뒤 5회에는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좌완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의 5구째 94.9마일(152.7km)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측 2루타로 연결했다.
WBC에서 일본 정상급 투수들을 상대로 강속구 대처 능력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이정후는 시즌 뒤 포스팅으로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6년 1억1300만 달러 특급 대우로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으며 일찌감치 개막전 1번타자 중견수로 공표됐고, 시범경기에서 12경기 타율 3할7푼5리(32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5볼넷 3삼진 2도루 출루율 .459 장타율 .531 OPS .990으로 순조롭게 페이스르 끌어올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27일 오라클파크에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상대로 마지막 시범경기를 치른다. 28일 휴식을 가진 뒤 29일 샌디에이고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162경기 대장정에 들어간다. 개막전 첫 상대 다르빗슈 상대로 이정후가 빅리그 첫 안타를 신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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