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안타를 치진 못했지만 기막힌 선구안으로 볼넷을 얻어냈다.
이정후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시범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왼쪽 햄스트링 통증에서 돌아온 지난 14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시작된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끝난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이 4할1푼4리에서 3할7푼5리(32타수 12안타)로 떨어졌다. 비록 안타는 없었지만 볼넷을 골라냈고,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을 지키며 좋은 타구를 생산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경기였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애리조나에서의 스프링 트레이닝을 마치고 샌프란시스코 본거지로 넘어온 이정후는 이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뛰었다.
오클랜드 좌완 선발투수 JP 시어스를 상대로 1회 첫 타석에서 이정후는 1~2구 연속 바깥쪽 빠지는 94.5마일(152.1km), 93.9마일(151.1km) 포심 패스트을 골라낸 뒤 3구째 가운데로 들어온 93.7마일(150.8km) 포심 패스트볼을 잘 쳤지만 중견수 정면으로 향하는 라인드라이브로 잡혔다.
3회 시어스와 두 번째 승부에선 볼넷으로 출루했다. 초구 몸쪽 78마일 스위퍼를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높은 스위퍼에 파울을 친 이정후. 3구째 바깥쪽 낮은 싱커를 골라낸 다음 4구째 93마일(149.7km) 포심 패스트볼이 바깥쪽 존에 걸쳤다. 볼카운트 2-2에서 시어스는 5구째 스위퍼를 바깥쪽 낮게 잘 던졌다. 결정구로 제구가 잘 이뤄졌지만 이정후의 배트가 나오지 않았다. 이정후의 선구안이 빛난 순간. 이어 6구째 몸쪽 싱커를 파울로 만든 이정후는 7구째 바깥쪽 빠지는 스위퍼를 골라내 볼넷으로 1루에 걸어나갔다.
5회 무사 2루에선 진루타를 만들어냈다. 우완 마이클 켈리를 맞아 초구 몸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가 된 뒤 2구째 몸쪽 슬라이더에 파울을 친 이정후.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3구째 몸쪽 스위퍼를 지켜본 뒤 4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95.1마일(153.0km) 포심 패스트볼을 쳤다. 2루 땅볼로 2루 주자 마르코 루시아노를 3루에 진루시켰다.
7회 2사 주자 없는 마지막 타석에선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대니 히메네스를 상대했다. 초구 몸쪽 높은 92.1마일(148.2km) 포심 패스트볼, 2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가 연이어 스트라이크가 되며 불리한 카운트가 된 이정후는 3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밀어쳐 좌익수 뜬꽁 아웃됐다.
이정후는 7회 수비를 앞두고 대수비 이스마엘 뭉기아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한편 오클랜드 개막 로스터를 노리고 있는 박효준은 8회 1사 1,3루 찬스에서 대타로 들어섰지만 병살타로 아쉬움을 삼켰다. 샌프란시스코 우완 R.J. 다보비치를 상대로 초구 92.4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로 지켜본 박효준은 2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95.5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쳤다. 그러나 유격수 정면으로 향하는 땅볼이 됐고, 6-4-3 더블 플레이로 이닝이 끝났다.
박효준의 시범경기 첫 병살타로 타율은 5할에서 4할8푼8리(43타수 21안타)로 소폭 하락했다.
이날 경기는 샌프란시스코가 오클랜드에 4-1로 승리했다. 샌프란시스코 선발로 나선 파이어볼러 ‘파이어볼러’ 조던 힉스는 5이닝 무안타 1볼넷 10탈삼진 무실점 노히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겨울 4년 4400만 달러 FA 계약으로 샌프란시스코에 온 힉스는 시범경기 5경기 평균자책점 2.65로 마쳤다. 17이닝 동안 삼진 28개를 잡으며 선발 연착륙을 예고했다.
이날 힉스는 평균 95.4마일(153.5km) 싱커(36개) 중심으로 스위퍼(21개), 스플리터(8개), 포심 패스트볼(7개)을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8.7마일(158.8km)로 나왔다. 헛스윙만 20개나 뺏어낼 정도로 위려적인 투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