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 ‘MLB.com’은 25일(이하 한국시간), 87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2024시즌 각 부문 타이틀 홀더를 뽑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여기서 이정후는 내셔널리그 타격왕 후보에 거론이 됐다.
8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내셔널리그 타격왕이 가장 유력하다고 꼽힌 선수는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였다. 아라에즈는 2022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3할1푼6리로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2023년에는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 됐고 타율 3할5푼4리로 내셔널리그 타격왕까지 차지했다. 리그를 옮겨가며 2년 연속 타격왕을 차지한 역대 최초의 선수다. 그리고 올해까지 3시즌 연속 타격왕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후 이정후는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22년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OPS .996의 성적을 남기며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차지했다.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일찌감치 선언하고 맞이한 지난해,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곧바로 본궤도를 찾았다. 하지만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하면서 86경기 타율 3할1푼8리(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861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아울러 2017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을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 2021년과 202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뽐냈고 주목도를 높였다.
부상이 있었지만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20억원)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 중 역대 최대 계약을 맺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리고 이정후는 천재성을 입증하면서 빠르게 적응해 나갔다. 시범경기 초반 옆구리 부상, 막판 햄스트링 부상 등으로 결장을 하기도 했지만 경기력은 메이저리그 새내기라고 믿지 않을 정도로 빼어났다. 지난 24일까지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 4할1푼4리(29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4볼넷 3삼진 2도루 OPS 1.071의 성적을 마크했다. 이정후는 한 차원 높은 낯선 무대에서 별 다른 시행착오 없이 곧바로 적응해 팀 내에서 가장 정교한 타자로 거듭났다. 그리고 타격왕 후보까지 꼽히게 됐다.
항간에는 KBO리그 출신 이정후를 두고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특히 샌프란시스코가 안긴 금액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오버페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시범경기 기간 이정후는 모든 의문의 시선을 바꿔놓고 있다.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은 또 다른 무대이지만 일단 시범경기에서 더 빠른 구속의 공과 날카로운 변화구에 적응하는 모습은 이정후를 남다르게 봐야 하는 포인트였다.
또한 이정후를 올해 내셔널리그 신인상 후보로 꼽는 매체들도 있었다. ‘MLB.com’은 지난 13일,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시즌 많은 선수들을 영입했지만 이정후가 프랜차이즈를 가장 크게 바꿀 수 있는 선수로 보인다’라며 ‘그는 빠르고 정교한 타격을 하는 선수로 홈구장(오라클 파크)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스타일이며 팀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선수다. 그는 당신이 깨닫기도 전에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될지도 모른다’면서 이정후의 내셔널리그 신인왕 수상을 점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