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시절 응원가였던 ‘엘도라도’ 덕분일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5년 만에 개막 2연전을 싹쓸이했다.
삼성은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6-2로 승리, 2018년 3월 24일 잠실 두산전(6-3) 이후 6년 만에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개막전 5연패의 사슬을 끊어낸 삼성은 24일 경기에서 장단 18안타를 때려낸 화끈한 공격을 앞세워 KT를 11-8로 제압했다. 이로써 삼성은 2009년 4월 4~5일 대구 LG전 이후 무려 15년 만에 개막 2연전을 쓸어 담았다.
투수 가운데 외국인 원투 펀치 코너 시볼드와 대니 레예스의 활약이 돋보였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코너는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1선발의 위용을 제대로 발휘했다. 레예스는 24일 KT를 상대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를 달성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공격에서는 내야수 김영웅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이틀 연속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을 날리며 개막 2연전 싹쓸이에 앞장섰다. 23일 경기에 9번 유격수로 나선 김영웅은 9회까지 삼진-좌익수 플라이-삼진-좌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4-2로 앞선 연장 10회 2사 만루서 중전 안타를 때려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김영웅은 24일 경기에서 7-1로 앞선 7회 전병우의 우중간 2루타로 만든 무사 2루 득점권 상황에서 성재헌의 3구째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비거리는 120m.
이틀 연속 쐐기타를 날린 그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개인 성적보다 팀이 개막 2연전을 이겨 기쁘다. 팀 사기가 많이 올라갔고 벤치 분위기도 되게 좋다. 야구가 재미있다”고 활짝 웃었다.
김영웅은 2022년 입단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자기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그래서일까. “올 시즌 안 다치고 완주해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영웅은 타자 친화형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그라운드로 사용하는 삼성에 가장 필요한 유형의 타자다. 김영웅의 호쾌한 타구를 보노라면 과거 삼성을 대표하는 슬러거의 젊었을 때 모습이 연상되기도 한다.
겨우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벌크업에 성공한 그는 “타격할 때 배트가 밀리지 않고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게 하려고 벌크업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달라진 걸 느낀다. 작년과는 다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영웅이 올 시즌 삼성의 장타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을까. 일단 출발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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