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 투수 엄상백(28)이 예비 FA 시즌의 첫 단추를 잘못 꿰었다. 선발이 무너진 KT는 조기 가동된 불펜진마저 부진에 부진을 거듭하며 9회 7득점에도 아쉬운 석패를 당했다.
엄상백은 지난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피안타 5볼넷 3탈삼진 4실점 난조로 시즌 첫 패를 당했다.
1회부터 크게 흔들렸다. 선두 김지찬을 초구에 안타로 내보낸 가운데 김성윤의 번트 타구를 잡아 1루 쪽으로 치명적인 악송구를 범했다. 이어진 무사 2, 3루에서 구자욱을 유격수 뜬공 처리했지만 데이비드 맥키넌을 만나 초구에 1타점 선제 적시타를 허용했다.
엄상백은 강민호를 볼넷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오재일을 3구 루킹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류지혁 상대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 실점했다. 계속된 2사 만루 위기는 전병우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극복.
2회에는 선두 김영웅을 무려 10구 승부 끝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김지찬의 희생번트와 김성윤의 절묘한 내야안타로 처한 1, 3루에서 구자욱 상대 희생플라이를 맞았다.
엄상백은 3회에도 1사 후 오재일의 2루타, 류지혁의 볼넷으로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는 전병우를 헛스윙 삼진, 김영웅을 초구에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엄상백은 0-3으로 끌려가던 4회 다시 선두 김지찬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성윤의 희생번트로 득점권 상황을 맞이한 가운데 구자욱을 만나 1타점 우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맥키넌의 2루수 직선타 때 미처 귀루하지 못한 구자욱이 아웃되는 행운이 따랐지만 이미 4점을 내준 뒤였다.
엄상백은 결국 0-4로 뒤진 5회 김민수과 교체되며 아쉽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81개.
2선발의 예상치 못한 난조로 조기에 불펜진을 가동하게 된 KT. 이미 분위기를 탄 삼성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김민수는 간신히 5회 위기를 극복했지만 주권이 ⅔이닝 3피안타 3실점, 성재헌이 1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 김영현이 1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했다. 어린 사자들의 포효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이었다. 삼성 3루 관중석에서 왕조의 응원가 ‘엘도라도’가 울려퍼졌고, 위즈파크 1루 관중석과 더그아웃은 침묵에 빠졌다.
4회 천성호의 1타점 적시타로 1득점에 그친 KT는 1-11로 뒤진 마지막 9회 타선이 뒤늦게 폭발했다. 강백호, 김준태가 안타로 1사 2, 3루 찬스를 만든 가운데 천성호, 신본기, 배정대가 3타자 연속 적시타를 때려냈고, 안치영, 대타 박경수, 강백호까지 적시타 행진에 가세하며 삼성에 3점 차 턱밑 추격을 가했다.
그러나 동점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미 내준 점수가 너무 많았다. 선발투수의 예상치 못한 조기강판과 더불어 추격조들이 부진을 거듭한 결과였다. 결국 황재균이 급하게 등판한 삼성 마무리 오승환 상대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8-11로 경기가 아쉽게 마무라됐다.
9회 7득점과 관계없이 결과는 KT의 패배이자 개막시리즈 스윕패였다. 시즌에 앞서 우승후보로 꼽혔던 팀이기에 2패가 2패 그 이상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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