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숙지 시켰는데...".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중견수 로니 도슨의 수비에 아쉬움을 보였다. 도슨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1회 결정적인 포구 실수를 범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2루타를 만들어주었다.
키움은 1회초 공격에서 4번타자로 나선 최주환의 우월 투런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KIA 선발 윌 크로우의 강속구를 노려 시원스러운 개막 1호 홈런을 날렸다. 에이스급으로 기대를 받은 크로우는 일격을 당해 당황했다. 이적생의 개막 첫 홈런에 키움 더그아웃은 환호작약했다.
그러나 1회말 수비에서 발목을 잡았다. 첫 타자 박찬호의 큰 타구를 잘 쫓아가던 도슨이 포구에 실패한 것이다. 화창한 낮경기에서 정면에서 내리 쬐는 햇빛을 이기지 못했다. 손바닥으로 햇빛을 가리며 포구를 시도햇으나 옆으로 흐르고 말았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2루타로 돌변한 순간이었다.
도슨의 미묘한 수비는 5실점 수모로 이어졌다. 1사2루에서 소크라테스의 우전안타가 나와 2,3루 위기에 몰렸다.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최형우를 막지 못하고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김선빈 역전타에 이어 2사2,3루에서 황대인의 땅볼 2타점까지 나와 5점을 헌납했다.
가볍게 첫 타자를 잡았다면 좋은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었지만 포구 실수가 큰 화를 부른 것이다. 도슨은 5회에서도 1사후 김태군의 볼을 또 다시 잡지 못해 2루타를 만들어주었다. 낮 경기에서는 챔피언스필드 외야수들은 해를 정면으로 보기 때문에 수비는 어렵다. 그러나 다른 구단 외야수들도 잘 알고 대비를 해왔는데 도슨은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24일 광주 개막 2차전에 앞서 홍원기 감독은 "1회에 나온 도슨의 수비가 경기의 전체적인 향방을 좌우한 것 같다. 낮경기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광주구장이 이렇다는 것은 경기전에 분명히 숙지시켰다. 대비 안한 것은 현장의 미스라고 보고 있다. 1회 수비는 아쉬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