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1선발 디트릭 엔스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엔스는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엔스는 12년 만에 한국으로 복귀한 류현진(한화)과 선발 맞대결이었다.
모든 관심이 류현진에게 쏠린 빅매치에서 엔스는 6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7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최고 152km의 직구 구속을 보였다. 직구(41개), 커터(29개), 커브(10개), 체인지업(6개), 슬라이더(3개)를 던졌다.
4회까지 매 이닝 안타를 맞으며 7안타 3사사구를 허용하며 위기의 연속이었다. 힘있는 직구와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커터를 주무기로 위기를 탈출했다.
1회 1사 후 페라자에게 2루 베이스쪽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안치홍 타석에서 페라자의 2루 도루를 포수 박동원이 정확한 송구로 태그 아웃시켰다.
2회부터 위기가 이어졌다. 노시환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채은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문현빈이 보내기 번트 자세를 잡았다. 문현빈의 3루쪽 번트 타구를, 100% 번트 수비를 펼친 3루수 문보경이 재빨리 잡아 3루(유격수 오지환의 커버)로 던져 2루주자를 아웃시켰다. 를 댔는데, 타구가 강했다. 한 숨 돌린 엔스는 1사 1,2루에서 김강민을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하며 실점없이 막아냈다.
2-0으로 앞선 3회 2루타 2방을 맞는 등 고전했다. 선두타자 하주석에게 우선상 2루타, 최재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무사 2,3루 위기였다. 정은원을 2루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았지만, 페라자 상대로 3루 베이스를 타고 파울라인으로 빠지는 좌선상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실점 후 1사 2,3루에서 한화 3~4번을 잘 상대했다. 안치홍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해 홈으로 뛰어든 3루주자를 협살로 몰아 아웃시켰다. 2사 1,3루에서 지난해 홈런왕 노시환은 몸쪽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4회는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1실점으로 막아냈다. 채은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문현빈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김강민의 번트 시도는 파울이 됐고, 이후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무사 만루에서 하주석의 타구를 원바운드로 잡아 홈으로 던져 아웃시켰다. 1사 만루에서 최재훈을 몸에 맞는 볼로 밀어내기 점수를 허용했다. 2-2 동점. 1사 만루에서 정은원의 2루수 땅볼로 홈에서 다시 한번 3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3회 2루타를 맞았던 페라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뻐했다.
4회말 LG가 류현진을 공략해 5-2로 앞서자, 5~6회는 깔끔하게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6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진 엔스는 7회 김진성에게 공을 넘겼다.
엔스는 LG가 새 외국인 선수 상한액인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달러, 연봉 60만 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를 모두 투자해 영입한 1선발 투수다. LG에서 6년째 뛰는 케이시 켈리를 2선발로 돌리고, 엔스에게 에이스 모습을 기대한다.
150km가 넘는 빠른 볼과 커터,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염경엽 감독은 엔스가 체인지업 구종 가치를 높인다면, 더 위력적인 투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1경기 2승 무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통산 85경기 32승 24패 평균자책점 4.26. 2022~2023년 일본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면서 2년 동안 35경기 11승 17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엔스가 초반 위기를 극복하면서 QS 피칭에 성공했는데, 빅리그 통산 78승을 거둔 류현진은 제구력 난조와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3⅔이닝 6피안타 3볼넷 5실점(2자책)을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엔스가 초반 위기가 있었지만 좋은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선발로서 역할을 해준 것이 승리의 발판이 되었다. 엔스의 KBO리그 첫 승을 축하한다"며 "이후에 승리조들이 자기 이닝을 깔끔하게 책임져주는 좋은 피칭을 해주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력에 대해 "2회 첫 위기에서 번트시프트를 통해 3루주자를 잡아주는 조직력을 보여주며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던것이 컸다. 신민재, 박해민, 홍창기 등 2사 이후에 집중력을 보여주며 득점을 만들어내는 모습들이 좋았고, 이번 시즌 생각하는 야구가 큰 목표인데 첫 경기지만 짜임새 있는 야구로 승리를 만든 것에 대해 올 시즌 기대되고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