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팬이라는 게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현준이 연장 혈투의 마침표를 찍는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현준은 지난 2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 결승타를 때려내며 6-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찬스 때 대타로 나가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할 수 있도록 조용히 칼을 갈았다.
2-2로 맞선 삼성의 10회초 공격. 선두 타자 김성윤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구자욱의 우중간 안타와 데이비드 맥키넌의 우전 안타 그리고 강민호의 자동 고의4구로 만루 기회를 잡았다. 김재혁 대신 김현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대타 김현준은 KT의 뉴 클로저 박영현과 볼카운트 1B-0S에서 2구째 직구(143km)를 공략해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3루 주자 구자욱은 여유있게 홈인. 3-2 역전에 성공한 삼성은 류지혁의 밀어내기 볼넷과 김영웅의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KT를 6-2로 꺾고 2018년 이후 6년 만에 개막전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시범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7.00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는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잘 던졌다.
'691세이브 트리오' 임창민, 김재윤, 오승환은 4이닝 무실점을 합작했다. 특히 ‘끝판대장’ 오승환은 9회와 10회를 말끔하게 지우며 승리 투수가 됐다. 구자욱, 맥키넌, 강민호, 류지혁은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경기 후 SBS 스포츠와의 방송 인터뷰에 나선 김현준은 “5회부터 대타를 준비하면서 KT 마무리 투수를 상대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온 게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면서 “(대타로) 한 타석에 들어서는데 자신 있게 치려고 했다. 감독님께서도 자신 있게 치라고 하셔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붙박이 외야수로 활약했던 그는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어차피 현실이다. 제가 할 수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서 “박영현의 직구를 300% 노리고 들어갔다. (안타를) 치자마자 너무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많은 전문가는 올 시즌 삼성의 전력을 하위권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가운데 개막전에서 이겨 더욱 기쁘다는 게 김현준의 말이다. 그는 “제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것보다 우리 팀을 약팀으로 보는데 개막전을 기분 좋게 이겨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개인적인 목표보다 팀이 더 높은 곳에 가는 게 제 목표이자 팀 목표다. 개인 성적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연장전까지 기다려 주시며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내일도 이겨서 삼성 팬이라는 게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야구도 잘하고 말도 예쁘게 하는 김현준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