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마쓰이 유키(29)가 고우석(26)과 라이벌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를 기대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의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를 발표했다. 고우석은 개막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고우석은 지난 시즌 44경기(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고우석의 첫 메이저리그 도전은 쉽지 않았다. 스프링 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5경기(4⅓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46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그렇지만 서울 시리즈를 위한 31인 로스터에 포함되면서 한국에 올 수 있었다. 지난 18일 친정팀 LG를 상대한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 시범경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이재원에게 던진 시속 94.9마일(152.7km) 직구가 실투로 들어가면서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세이브를 달성하기는 했지만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결국 고우석은 26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은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어려운 결정이었다. 불펜투구를 지켜보며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아직까지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코칭스태프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적응기간이 필요할거라고 생각했고 그런 이야기를 고우석과 미리 나눴다”라고 고우석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아직 고우석에게 빅리그 기회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쉴트 감독은 “고우석에게 계속 열심히 하라고 말했다. 조금 느리게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다음 경기를 기약해야 한다. 잘해주고 있지만 개선할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훈련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끌어올린다면 다시 야구장에서 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라며 고우석을 격려했다.
하지만 미국매체들은 고우석이 마이너리그 트리플A가 아닌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지난 21일(한국시간)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고우석이 트리플A가 아니라 더블A로 보내질 것으로 예상했다. 타자친화적인 트리플A 퍼시픽코스트리그(PCL)에서 고우석이 부담을 느낄 것을 배려했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는 “샌디에이고는 시즌 초반부터 고우석이 불펜에서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랐다. 하지만 짧은 오프시즌과 스프링 트레이닝으로 인해 KBO에 익숙했던 것과 다른 야구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고 봤다”라고 분석했다.
고우석과 함께 올 시즌 샌디에이고와 5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77억원)에 계약한 일본프로야구 특급 좌완 마무리 마쓰이 유키는 이미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지난 겨울 샌디에이고와 5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77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마쓰이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501경기(659⅔이닝) 25승 46패 76홀드 23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한 특급 좌완투수다. 통산 9이닝당탈삼진이 11.73에 달할 정도로 탈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이 빼어나다.
고우석과 달리 서울 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된 마쓰이는 서울 시리즈 2경기에 모두 등판해 2경기(1⅓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2.9마일(149.5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스플리터, 스위퍼, 커브 등 변화구가 헛스윙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면서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마쓰이는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정말 야구 열기가 뜨거운 나라다. 대만에 가본적은 있지만 한국에는 와본 경험이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하는 순간을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는데, 한국에서 하게 돼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로스터 탈락에 대해 마쓰이는 “고우석과 특별히 이야기 한 것은 없다. 나도 신인의 입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야하는 입장이다. 그저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려고 한다. 고우석과 라이벌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함께 잘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고우석을 응원했다. 이어서 “고우석이 일본어를 굉장히 잘하더라”라며 웃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