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짜릿한 끝내기로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NC 다이노스는 2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9회 맷 데이비슨의 끝내기 적시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정수빈(중견수) 라모스(우익수) 양의지(포수) 김재환(지명타자) 양석환(1루수) 강승호(2루수) 허경민(3루수) 박준영(유격수) 김대한(좌익수)이 선발 출장했다.
NC는 박민우(2루수) 권희동(좌익수) 손아섭(지명타자) 데이비슨(1루수) 박건우(우익수) 김성욱(중견수) 서호철(3루수) 김형준(포수) 김주원(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양 팀은 외국인 에이스인 라울 알칸타라, 카일 하트를 각각 내세웠다.
‘포스트 김재호’ 박준영의 선제 2타점 3루타…’시범경기 무패’ 두산 대단한 기세
두산은 올해 시범경기를 무패(8승1무)로 마감했다. 시범경기 우승. 1983년(4승 1패), 1990년(3승 1패), 1994년(5승 1패), 2000년(6승 1무 3패), 2014년(4승 5무 2패)에 이어 10년 만에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창단 최초이자 KBO리그 역대 3번째 시범경기 무패를 달성했다. 1995년 롯데(5승 1무), 1999년 한화(5승)에 이어 25년 만에 시범경기 무패팀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많은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우리가 구상했던대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는 외국인 투수 한 명이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을 같이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외국인 선수 3명이 모두 본궤도에 올라왔다는 것을 보면, 예정대로 준비가 잘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범경기 무패에 대해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고 시범경기에서 이기려고 했던 게 아니고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플랜대로 잘 하려고 했는데 선수들이 워낙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줘서 좋은 결과를 낳았다. 승리의 기운, 좋은 기운을 계속 이어가도록 해야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2회 적절한 작전을 기반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NC 선발 카일 하트를 공략했다. 두산은 2회 1사 후 양석환이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강승호는 삼진을 당했지만 허경민이 우전 안타를 때려내면서 2사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앤드런 작전이 걸리면서 넓어진 1-2루 공간을 활용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포스트 김재호’ 박준영이 하트의 138km 커터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적시 3루타를 뽑아냈다. 2-0으로 리드를 잡았다.
알칸타라-하트, 에이스들의 무4사구 명품 투수전…6이닝 무실점 vs 7이닝 2실점
양 팀의 개막전 1선발 답게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에이스의 품격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알칸타라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실패한 뒤 지난해 두산으로 컴백해 31경기 13승9패 평균자책점 2.67의 성적을 남기고 총액 150만 달러(계약금 5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 인센티브 20달러)에 재계약에 성공했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몸 상태를 끌어올리면서 시범경기 2경기에 등판했다. 11일 롯데전 3⅔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17일 SSG전 4⅓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감각을 조율했다.
이날 알칸타라는 최고 154km의 포심 패스트볼(38개)과 슬라이더 14개, 포크볼 13개, 체인지업 1개 등을 뿌리면서 NC 타선을 압도했다. 6이닝 2피안타 무4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66개의 공만 던지고 우측 허벅지 앞쪽 통증으로 다소 이른 타이밍에 빠졌다.
하트는 올해 한국 무대를 처음 밟았다. NC는 하트와 지난해 12월,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5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하트는 메이저리그 기록은 통산 4경기(3선발) 평균자책점 15.55(11이닝 19자책점)에 그쳤다. 대신 트리플A에서 잔뼈가 굵다. 트리플A 4시즌 69경기(57선발) 24승24패 평균자책점 4.36(334⅔이닝 162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 등판했다. 10일 KIA전 4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6일 삼성전에서는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모두 역투를 펼쳤지만 모두 피홈런을 허용한 게 아쉬운 대목이었다.
2회 박준영에게 2타점 3루타를 얻어맞았지만 하트는 다른 이닝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끌어갔다. 하트는 최고 147km의 투심(24개), 역시 최고 147km의 포심(18개), 커터(19개),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4개)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면서 두산 타자들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결국 7회까지 책임지면서 7이닝 5피안타 무4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빅리거도 떨게했던 슈퍼 루키 등장, 그런데...너무 험난했던 KBO 데뷔전
두산은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알칸타라가 허벅지 통증으로 마운드를 내려오자 두 번째 투수로 루키 김택연을 투입했다. 김택연은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 그리고 MLB 월드투어 스페셜매치 등을 통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신인왕 0순위라고 봐도 무방하다.
지난 18일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매치,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⅔이닝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2-4로 뒤진 6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택연은 빅리그 통산 159홈런을 때려낸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93.7마일 포심패스트볼을 가운데에 던져 헛스우이 삼진으로 유도했다. 이후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3위에 오른 제임스 아웃맨도 풀카운트 끝에 92.5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한가운데로 꽂아넣으며 헛스윙을 유도했다.
이 경기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인상적인 한국 선수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우완투수 1명이 있었는데 아웃맨이 말하기를 정말 멋진 피칭을 했다고 하더라. 스트라이크존 상위 부분에서 강속구를 던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팔을 정말 잘 쓰는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했다. 김택연을 의미하는 얘기였다.
이승엽 감독은 메이저리거들을 만난 뒤 소속팀으로 돌아와서도 전혀 들뜨지 않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전혀 들뜨지 않았다. 그런 성격을 가진 선수가 아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항상 지킬 수 있는 선수다. 평소에도 들뜨거나 이런 성격을 가진 선수가 아니다”라면서 “이제 만 18살이지 않나. 그런데 38살 같다. 출생조사를 한 번 해봐야 할 것 같다”라면서 김택연의 의젓함을 대견해 했다.
이제 KBO리그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당장 구위 자체는 필승조 대우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이날 만큼은 최대한편한 상황에 등판 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감독은 “오늘과 내일까지는 최대한 편한 상황에서 등판을 시키려고 한다. 고척에서 스페셜매치를 할 때 많은 관중들 앞에서 공을 던졌지만 그래도 국내 개막전은 응원 문화나 분위기가 다르다”라며 “경기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되도록이면 여기 분위기에 스며들고 차분하게 등판을 할 수 있게끔 최대한 편한 상황에서 등판시키려고 한다. 코칭스태프 미팅에서도 오늘과 내일 만큼은 최대한 편하게 해주자는 의견이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7회 김택연이 등판한 상황은 그리 편안한 상황은 아니었다. 김택연이 만날 타자들은 손아섭-데이비슨-박건우로 이어지는 NC의 클린업 트리오였다. 빅리거들을 상대로도 쫄지 않는 피칭을 선보였지만 KBO리그 무대는 또 달랐다.
김택연은 힘있게 자신의 공을 부렸다. 하지만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던진 148km 패스트볼은 통타 당했다. 좌측 담장 상단을 맞는 2루타로 연결됐다. 김택연으 당황한 듯 보였다. 뒤이어 등장한 데이비슨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그동안 씩식했던 김택연 답지 않았다. 이후 박건우 타석에서는 피치클락 위반 경고까지 받는 등 흔들렸고 다시 좌전 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우선 무사 만루에서 만난 김성욱은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실점과 아웃카운트를 맞바꿨다. 1사 1,3루. 그리고 서호철을 만나서는 패스트볼 연속 4개를 뿌린 뒤 118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2사 1,3루를 만들었다. 한 고비만 넘기면 됐다. 그러나 2사 1,3루에서 만난 김형준에게 다시 몸에 맞는 공으로 내줘 2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고 김주원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2-2 동점을 허용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는 박민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겨우 잡아내면서 데뷔 첫 경기 첫 이닝을 마쳤다. 1이닝 2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
물러서지 않는 두산-NC...데이비슨 극적인 9회 끝내기!
2-2 동점이 된 이후 두산은 8회초 곧장 리드를 되찾았다. 착실하게 작전야구로 1점을 얻어냈다. 8회초 선두타자 김대한이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정수빈의 1루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라모스의 유격수 땅볼로 2사 3루를 만든 두산은 양의지가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3-2로 리드를 잡았다. 블론세이브를 범한 김택연은 승리 투수 기회까지 얻었다.
하지만 NC도 그냥 물러서지 않았다. NC는 이어진 8회말 선두타자 권희동이 풀카운트에서 두산 김명신의 140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아치를 쏘아 올렸다. 3-3 균형이 맞춰졌다.
NC는 9회말 1사 후 김주원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박민우가 삼진을 당했지만 권희동 타석 때 김주원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비디오 판독 시간 3분을 모두 소진한 뒤 판정이 번복됐다. 권희동의 볼넷, 그리고 천재환의 사구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데이비슨이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끝내기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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