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절도 및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해고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의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오타니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성명을 내고 오타니 통역이었던 미즈하라의 도박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사무국은 ‘언론은 통해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혐의에 대해 알게 된 이후 정보를 수집해왔다. 오늘 오전 우리 조사부서(DOI)는 이 문제를 조사하는 공시 절차를 시작했다’고 알렸다.
다저스는 지난 21일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과 관련해 오타니를 상대로 대규모 절도를 저지른 혐의로 그를 해고했다.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돈 수백만 달러를 현재 연방 수사를 받고 있는 불법 도박업체로부터 빚을 갚는 데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ESPN은 이 금액이 최소 450만 달러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오타니의 이름이 도박업체를 운영한 매튜 보이어 수사 과정에 드러났고, 오타니의 변호인이 미즈하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오타니의 법무법인 버크 브레틀러는 ‘최근 언론의 문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문제를 당국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미즈하라는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까지 오타니의 곁을 지켰다. 하지만 21일 도박 혐의 보도가 나온 뒤 해고됐고,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의 해고 사실 외에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도박업자 보이어의 변호사 다이안 배스는 보이어가 오타니와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배스는 “보이어는 오타니와 만나거나 대화하거나 문자를 보내든 어띤 식으로든 접촉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즈하라도 ESPN과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베팅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아줬으면 좋겠다”며 오타니는 절대 관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즈하라는 관련 혐의가 불거진 뒤 ESPN과 최초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다신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게 도와주겠다면서 나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주기로 했다”고 말한 뒤 변호인 측에서 반박하자 “오타니가 도박 빚을 알지 못했고, 돈을 송금하지도 않았다”고 말을 바꿔 의혹을 낳는다.
미국에서 스포츠 도박은 40개 주에서 합법이지만 다저스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불법이다. 미즈하라는 사법 절차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며 메이저리그 차원의 징계도 불가피하다.
메이저리그 규정 21조 (d)(3)에 따르면 불법 도박업체나 도박업체의 대리인에게 베팅을 한 선수, 심판, 구단 또는 리그 관계자나 직원은 행위의 사실과 상황에 비춰 커미셔너가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고 명시돼 있다. 커미셔너 재량으로 징계가 이뤄진다.
지난 2015년 마이애미 말린스 투수 자레드 코자트가 이를 위반해 벌금형을 받았다. 당시 코자트는 야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에 베팅한 것이 확인 뒤 출장 정지가 아닌 벌금형에 처해졌다. 만에 하나 오타니가 미즈하라 건에 연루된 부분이 있어도 벌금형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야구에 베팅했을 경우 다른 팀 경기라면 1년 자격 정지를 당한다. 소속팀 경기에 베팅했다면 영구 제명으로 최고 수위의 처벌을 받게 된다. 미즈하라는 “난 이게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것도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란다. 힘든 과정을 통해 교훈을 얻었다. 다신 스포츠 베팅을 하지 않겠다”며 “절대 야구에는 베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즈하라가 말을 바꾼 것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조사에 착수한 만큼 오타니도 입을 열어야 할 상황이다. 사건이 터진 21일 고척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전후로 취재진과 접촉을 피하며 입을 꾹 닫은 오타니는 아직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사무국 조사가 진행되더라도 오타니는 정상적인 경기 출장이 가능하다. ESPN은 ‘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오타니는 현역 로스터에 남아 사무국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계속 출장할 것이다’며 ‘행정 휴직은 가정폭력 정책에만 적용된다. 오티니 본인이 도박 혐의로 기소되지 않았다는 점, 야구와 관련해 도박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 오타니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29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상대로 홈 개막전을 갖고, 오타니도 정상 출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