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재증명할까? 극복할까?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2024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다. 챔피언스필드는 이미 만원관중을 예고하고 있다. 양 팀 선수들은 겨우내 땀흘려 준비한 기량을 겨루어 첫 승 사냥에 나선다. 누가 첫 승에 입맞춤할 것인지 비장한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날 승부의 열쇠는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와 KIA 타선의 대결이다.
후라도는 작년 리그 정상급 외인투수로 활약했다. 30경기에 출전해 11승8패, 평균자책점(ERA) 2.65를 기록했다. 무려 183⅔이닝의 소화력을 과시했다. ERA 리그 4위. 이닝을 리그 3위였다. 피안타율 2할3푼4리, WHIP 1.12, 퀄리티스타트 20회 등 모든 점에서 에이스의 수치였다. 지난 17일 다저스와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기도 했다.
특히 KIA에 무척 강했다. 4경기에서 3승1패 ERA 1.88의 천적투수였다. 24이닝을 소화하면서 21안타(2홈런) 3볼넷 1사구를 내주면서도 실점은 단 6점(5자책)에 그쳤다. 150km의 속구에 정교한 제구를 앞세워 KIA를 괴롭혔다. KIA 타자 가운데 김선빈(8타수 3안타), 소크라테스(12타수 4안타), 최원준(6타수2안타) 정도가 경쟁력을 보였다.
KIA는 리그 최강 수준의 타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개막을 앞두고 간판타자 나성범이 허벅지 부상으로 개막부터 이탈했다. 나성범은 작년 후라도를 상대로 3타수 1안타를 때렸는데 홈런이었다. 나성범 대신 황대인이 나선다. 시범경기 막판 홈런을 몰아치며 기대감을 낳고 있다.
KIA는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 최형우 소크라테스 김선빈 황대인 김태군 이우성 등이 라인업에 이름을 넣는다. 리드오프진, 중심타선, 하위타선에 어떤 타자를 포진시킬 것인지도 관심이다. 나성범이 빠져도 상대투수들이 쉽게 볼 만한 타선은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빠른 야구를 표방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도루능력을 갖춘 박찬호 김도영 최원준 등의 출루가 중요한 일전이다. 이들의 출루와 최형우가 버티는 중심타선으로 연결된다면 해볼만한 싸움이다. 후라도는 정상급 구위와 제구력을 갖춰 공략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ABS(자동볼판정시스템)의 도입으로 스크라이크존이 넓어지는 유리한 점도 있다. 천적임을 재증명할 수 있다.
키움 타선은 이정후가 빠지면서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대역으로 기대를 모은 이주형도 부상으로 개막엔트리에서 빠졌다. 간판타자 김혜성, 외국인타자 로니 도슨, 베테랑 최주환과 이형종, 이원석의 경험 있는 배팅과 집중력이 터진다면 해볼만하다. 돌아온 마무리 조상우가 마지막에 등장할 것인지도 관심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