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돌아온 괴물 투수’ 류현진(37)이 미디어데이에서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장내를 술렁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22일 롯데호텔 서울 소공동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는 10개 구단 감독들과 함께 LG 오지환, 임찬규, KT 박경수, 고영표, SSG 최정, 서진용, NC 손아섭, 김주원, 두산 양석환, 곽빈, KIA 이의리, 정해영, 롯데 전준우, 김원중, 삼성 구자욱, 원태인, 한화 채은성, 노시환, 키움 김혜성, 송성문 등 KBO 리그 10개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들이 참석했다. 210명의 팬들이 입장권을 구매해 현장에 참석했고, 장내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한화에선 최원호 감독과 함께 주장 채은성, 4번타자 노시환이 나섰다. 당초 투수 문동주가 참석 예정이었지만 MLB 월드투어 스페셜게임 등판 이후 일정이 바뀌었다. 문동주는 이날 경산에서 열린 삼성과의 퓨처스 연습경기에 등판하면서 노시환으로 대체됐다.
지난달 중순 한화에 복귀하면서 연일 화제 몰이를 하고 있는 류현진은 바로 다음날(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개막전 선발등판 준비를 위해 이날 행사는 불참했다.
하지만 그 이름만으로도 미디어데이에서 화제가 됐다. 최원호 감독이 개막전 선발투수를 발표할 때부터 환호가 나왔다. 최원호 감독은 “지난해 채은성에 이어 올해 안치홍에 류현진도 들어왔다. 올 시즌은 꼭 한화 팬분들과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개막전 선발투수는 다른 팀에 없는 류현진 선수”라고 돌아온 에이스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류현진의 복귀로 SSG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두 투수는 아직 프로에서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다. 지난 2010년 5월23일 대전에서 나란히 선발로 예고됐지만 비로 취소되면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올해 류현진의 복귀와 함께 김광현도 나란히 개막전 선발투수로 시작함에 따라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이숭용 SSG 감독에게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이숭용 감독은 “아직까지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다고 하는데 제 성격상 피하지 않을 거다. 맞붙으면 최대한 이길 수 있게끔 준비를 잘하겠다”고 정면 승부 의지를 드러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각각 잠실 LG전, 문학 롯데전 개막 선발투수로 나선다. 나머지 8개 구단의 개막전 선발은 모두 외국인 투수들이지만 30대 중후반이 된 류현진과 김광현이 토종의 자존심을 살렸다.
류현진은 2012년 사직 롯데전 이후 12년 만의 개막전 선발로 개인 통산 6번째. 앞서 5번의 개막전 성적은 1승3패 평균자책점 5.81로 고전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3차례 개막전 선발등판에서 1승 평균자책점 3.38로 준수했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 4번의 개막전 선발로 나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53으로 명성에 비해선 아쉬웠다.
곧 이어진 선수 인터뷰 때도 류현진 관련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염경엽 LG 감독이 류현진의 복귀로 목표 승수를 2승 낮췄다는 말에 대해 LG 투수 임찬규는 “대한민국 최고 투수가 복귀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듯하다. (오)지환이형 포함 우리 선수들이 2승을 추가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리그 최다 63번의 퀄리티 스타트(QS)를 거둔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게도 류현진 관련 질문이 있었다. 올 시즌 누가 더 많은 QS를 할지에 대해 고영표는 “이렇게 겨룰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이겨보도록 노력하겠다”며 “QS만으로는 안 될 것 같다. QS+와 승리까지 해서 넘어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지난 7일 대전에서 열린 청백전에서 류현진에게 2루타를 터뜨린 같은 팀 주장 채은성도 “내가 1군에 올라왔을 때 미국에는 가셨다. 그동안 TV로만 보던 선배였고, 처음 상대해봤는데 내가 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되게 의외였다. 덩치가 큰데 밸런스나 감각적인 면이 너무 좋으셔서 놀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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