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열린 최초의 메이저리그 개막 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LA 다저스 상대로 역사를 썼다. 구단 최초로 다저스 상대 15득점을 뽑아낸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러진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다저스에 15-11로 승리했다. 양 팀 도합 무려 33안타(샌디에이고 17개, 다저스 16개)를 주고받은 난타전 끝에 샌디에이고가 웃었다. 개막전(20일) 다저스에 당한 2-5 역전패를 설욕, 1승1패로 서울에서의 개막 2연전을 마쳤다.
‘MLB.com’을 비롯해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샌디에이고가 다저스를 상대로 15점을 올린 것은 처음이다. 다저스가 10득점 이상 내고도 패한 것은 1999년 9월18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10-18 패배) 이후 25년 만이다. 고척에서 그야마로 역대급 경기가 펼쳐진 것이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샌디에이고가 잊지 못할 한국 여행을 마쳤다. 대량 득점 경기로 기억에 남을 경기를 펼쳤다’며 ‘양 팀간 최다 득점 경기로 역사적인 2연전을 1승1패로 나눠갖고 지구 반대편에서의 잊지 못할 방문을 마무리했다. 단 한 경기였지만 다저스 상대 역대 최다 득점을 기록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번 한국 원정을 잊지 못할 것이고, 잊어선 안 된다’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샌디에이고의 한국인 유격수 김하성은 개막 2연전에서 볼넷 2개를 얻어내며 타점과 도루를 하나씩 기록했지만 7타수 무안타로 주전 선수 중 유일하게 안타를 치지 못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선수가 돼 4년 만에 찾은 옛 홈구장 고척돔에서 고국 팬들로부터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김하성은 “정말 좋은 여행, 즐거운 여행이었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과 그의 팀 동료들이 이곳에서 벌어진 일은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개막전에선 거짓 폭탄 위협과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글러브 결함 문제가 있었다. 잭슨 메릴과 마쓰이 유키의 메이저리그 데뷔도 있었다. 다저스가 남부 캘리포니아의 도박 조직에 대한 연방 수사 중 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의 오랜 통역을 해고한 충격적인 소식도 있었다’고 서울시리즈 기간 일어난 일을 요약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최초의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경기로 큰 화제가 된 이번 서울 시리즈는 지난 15일 양 팀 선수단 입국부터 일주일 사이 여러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아내를 첫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고, 12년을 함께한 통역이 절도 및 도박 혐의로 해고되는 일도 있었다. 오타니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지만 한국 방문 기간 양 팀 선수들 모두 최고의 경기력과 특급 팬서비스로 국내 팬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겼다. 서울의 명소 곳곳을 둘러보며 관광까지 한 선수단도 한국 팬들의 환대에 감사함을 표했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21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과 서울에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여러분들의 환대는 환상적이었다. 여기 와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스태프에도 감사하다. 서울에 있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2승을 하고 갔으면 좋았겠지만 한국에서의 경험이 우리 팀에 당연히 플러스였다. 양 팀 선수들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귀국할 수 있어 다행이다”며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야구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우리를 환대해준 한국 팬들과 관계자 여러분 덕분에 성공적인 시리즈를 치렀다.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선수들도 SNS를 통해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샌디에이고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는 ‘Thank you Korea’라는 글과 태극기 이모티콘을 남겼다. 한국에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한 샌디에이고 외야수 메릴도 ‘Korea gamsahabnida(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김하성도 “너무 감사했던 서울시리즈였습니다. 많은 팬분들께서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안타를 기록하지 못해 아쉽지만 과분한 사랑받고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미국으로 돌아가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샌디에이고는 26~27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지막 시범경기를 가진 뒤 펫코파크에서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연다. 다저스는 25~27일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 마지막 3연전을 치른 뒤 29일 다저스타디움 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맞아 본토 개막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