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푼3리 타자는 개막 라인업에 이름을 넣을까?
KIA 타이거즈는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2024 프로야구 개막전을 갖는다. 키움의 선발투수는 에이스 우완 아리엘 후라도(28)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KIA도 후라도를 상정하고 분석작업을 진행해왔고 공략을 위한 타선을 구상하고 있다.
후라도는 작년 KIA에 대단히 강했다. 4경기에서 24이닝을 던졌고 3승1패 평균자책점 1.88, 21안타(2홈런)을 내주며 피안타율 2할2푼6리를 기록했다. 9개 구단 가운데 KIA 타자들에게 가장 잘 던진 키움의 필승카드라고 볼 수 있다. 김선빈이 3할7푼5리 (8타수 3안타), 소크라테스 3할3푼3리 (12타수4안타), 최원준 3할3푼3리(6타수2안타) 등이 비교적 잘 때렸다.
그런데 이 가운데 최원준을 선발타자로 기용할 것인지 주목된다. 시범경기에서 워낙 부진한 타격을 했기 때문이다. 30타석에 들어서 27타수 2안타, 타율 7푼3리에 불과하다. 2안타 가운데 1홈런이 포함되어 있다. 출루율 장타율 모두 1할대로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롯데 안치홍의 6푼9리(29타수 2안타)보다 약간 앞섰다.
이범호 감독은 개막 라인업 구상에 대해 "원준이가 2안타를 쳤다. 그래서 고민이다. 미팅을 했다. 오른쪽과 왼쪽 타자 상대 타격은 물론 누가 잘쳤는지 체크를 했다. 우타자들이 못쳤는데 다른 팀은 좌우타자가 비슷햇다. 우리가 워낙 못쳤다. 올해는 다를 것이다. 후라도에게 잘쳤던 선수 위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최원준을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조심스럽게 비친 것이다.
최원준은 올해 붙박이 외야수로 나선다. 작년 상무를 제대하고 복귀한 후 1루수로 뛰었다. 익숙치 않는 1루수로 뛰느라 부담도 컸고 실제 수비실수가 나왔다. 타격까지 되지 않아 혼란을 겪었다. 결국 다시 외야수로 돌아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 감독은 최원준이 텃밭인 외야수로 뛰어야 공격도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래서 중견수로 못박았다.
비시즌 기간과 스프링캠프에서 강훈련을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에 눈을 뜨면서 벌크업도 성공해 힘이 붙었고 스윙도 빨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프링캠프 실전에서 3할8푼5리의 타격기세를 보였다. 이범호 감독과 홍세완 타격코치는 타선의 키맨으로 꼽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 들어서자 갑작스럽게 타격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그 틈에 외야 백업요원 박정우가 14타수5안타(.357)를 기록하며 상승세에 올랐다. 발빠르고 어깨좋고 타격까지 되는 외야자원이다. 시범경기 컨디션으로 보자면 박정우를 기용할 수도 있다. 다만, 최원준은 박찬호 김도영과 함께 빠른 야구를 이끌어가야 하는 주전이자 핵심 전력이다. 2021시즌 174안타의 실적도 무시못한다. 집중력이 높아지는 개막전에서는 타격 사이클을 회복할 수도 있다. 키플레이어의 첫 걸음에 비상한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