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39)가 불법 도박과 절도 혐의에 휩싸이며 다저스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오타니는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샌디에이고와의 시즌 개막전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다저스는 5-2 역전승을 거두고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는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개막 2연전을 치른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구나 시즌 개막 시리즈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292억원)에 계약한 오타니와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314억원)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각각 다저스 데뷔전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기 때문에 팬들의 관심은 더욱 뜨겁다.
다저스와 샌디에이고가 한국에 입국한 지난 15일부터 한국은 축제 분위기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경기에 팬들은 열광했다. 지난 20일 열린 개막전은 한국시리즈를 방불케하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샌디에이고에는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김하성이 가장 큰 환호성을 받았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오타니 역시 큰 응원을 받았다.
그런데 이런 역사적인 야구 축제가 충격적인 스캔들로 얼룩지게 됐다. 미국매체 EPSN은 21일(한국시간) “오타니 쇼헤이의 오랜 친구이자 통역을 맡고 있는 미즈하라 잇페이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송금된 최소 450만 달러(약 60억원)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다저스로부터 해고됐다”라고 전했다.
EPSN은 미즈하라가 남부 캘리포니아 도박업체에 큰 도박 빚을 졌다고 지적했다. 오타니의 대변인은 EPS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잇페이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돈을 송금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EPSN이 보도를 준비하자 말을 바꾸고 답변을 거부했다.
“스포츠배팅은 약 40여개 주에서 합법이지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여전히 불법이다”라고 지적한 EPSN은 “이번 사태는 연방 수사관들이 남부 캘리포니아 도박업체를 운영하는 매튜 보와이어를 조사하던 도중 발생했다. 오타니의 계좌에서 보와이어의 동료들에게 거액의 금액이 송금된 사실이 포착됐다. 미즈하라를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은 오타니가 도박을 한 것은 아니며 미즈하라의 도박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가 송금을 해줬다고 말했다”라고 사태의 전말을 설명했다.
EPSN의 취재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2021년부터 보와이어를 통해 야구가 아닌 국제 축구 경기와 다른 스포츠 경기들에 배팅을 했다. 보와이어는 누가 송금을 해줬는지 알고 있었지만 빚을 갚는다면 신경쓰지 않았다. 대신 도박업체를 선전하기 위해 사람들이 오타니도 보와이어의 업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믿도록 만들었다.
미즈하라는 EPSN과의 인터뷰에서 이전에는 드래프트킹스를 통해 스포츠 배팅을 했으며 이 때문에 보와이어의 업체도 합법적인 업체라고 믿었다고 해명했다. 이어서 도박빚이 450만 달러까지 늘어나 오타니에게 빚을 갚아줄 것을 요청했다면서 “오타니는 분명 부탁을 좋아하지 않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다. 오타니가 배팅에 연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두 알아주길 바란다. 나는 이것이 불법인지 몰랐고 다시는 스포츠 배팅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타니가 미즈하라에게 돈을 주지 않고 직접 보와이어에게 송금한 이유에 대해서는 오타니가 돈 문제에 있어서 자신을 신뢰하지 않았다며 “그는 내가 (그 돈으로) 도박을 하지 않기를 원했다”라고 밝혔다.
오타니의 변호사는 이러한 사실을 부인하고 오타니가 ‘대규모 절도’의 피해자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오타니와 미즈하라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사실 관계 파악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 시리즈는 다저스와 샌디에이고의 개막전까지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역사적인 축제의 장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오타니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