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에 깜짝 신인 사이드암 투수가 2년 연속 등장했다. 지난해 박명근이 개막 엔트리에 승선해 1년 동안 좋은 활약을 했는데, 올해 신인 정지헌(20)이 그 길을 따라가려 한다.
정지헌은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시범경기 최종전에 등판했다. 8회 마운드에 오른 정지헌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첫 타자 예진원에게 초구 144km 투심을 던졌는데, 중전 안타를 맞았다. 무사 1루에서 세 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박수종을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어 김수환은 2볼-1스트라이크에서 140km 투심으로 2구 연속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잡아냈다. 주성원은 체인지업으로 3루수 파울플라이로 돌려세웠다.
시범경기 4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3.2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키움전에서 맞은 안타가 첫 피안타였다.
정지헌은 얼리 드래프트로 LG에 입단했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고려대에 진학한 그는 2학년을 마치고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2024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전체 58순위)로 LG가 지명했다.
미국에서 치러진 1군 캠프에는 참가하지 못했고,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를 앞두고 2군에서 추천, 1군에 합류한 정지헌은 지난 11일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 첫 등판을 했다. 1이닝 무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19일 키움전까지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시범경기를 마쳤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4~145km, 변화구로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120km대 체인지업이 좋다. 체인지업이 괜찮아 좌타자 상대에 특별하게 약하지는 않다는 평가다.
염경엽 감독의 눈에 쏙 들었다. 염 감독은 정지헌을 지난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스페셜 매치에도 등판시켰다. 불펜 필승조 투수들 사이에 20세 신인 투수를 기용한 것. 정지헌은 2-4로 뒤진 7회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잭슨 메릴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잰더 보가츠 타석에서 그래험 파울리가 대타로 나왔다. 파울리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승부. 2볼에서 3구째 체인지업을 던졌는데 중전 적시타를 맞아 1점을 허용했다.
무사 1,2루 위기가 계속되자, 염 감독은 정지헌을 내리고 백승현을 구원 투수로 올렸다. 백승현이 제이크 크로넨워스를 3루수 뜬공 아웃, 매니 마치도를 우익수 뜬공으로 2아웃을 잡았다. 2사 1,3루 김하성 타석에서 1루 대주자 타일러 웨이드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태그아웃되면서 정지헌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정지헌은 3타자 상대로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11구를 던져 스트라이크 4개였다. 직구 6개, 체인지업 5개. 최고 구속은 타티스 주니어 상대로 145km를 찍었다. 비록 아웃카운트는 하나도 잡지 못했지만, 빅리거를 상대로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염 감독은 잠실구장에서 19일 키움전에 앞서 정지헌의 샌디에이고전 등판을 두고 "경험이다. 그만큼 내 머리에는 키우고 싶은 선수이기때문에 경험을 쌓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실점 후) 마운드에 더 놔둘 수도 있었는데, 그러면 경험보다 상처를 받을 것 같아서 빨리 뺐다. 뒤에 승현이가 잘 막아줬기에 지헌이는 1점만 허용한 투수가 됐다. 계속 놔둬서 3~4점 주면 경기도 느슨해지고, 선수에게도 피해가 간다. 기회와 경험도 좋지만, 데미지를 덜 받을 때 빨리 빼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염 감독은 정지헌에게 추격조로 기회를 줄 생각이다. 염 감독은 "투수 엔트리 14명 중 마지막 한 자리는 정지현 같이 우리가 미래를 보고 키워야 될 선수의 자리다. 14번째 엔트리는 어린 투수들을 로테이션으로 1군 기회를 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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