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건강해야만 팀의 희망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CBS스포츠’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의 2024시즌을 전망하는 프리뷰 기사를 게재했다. 이 프리뷰에서 이정후는 1번 중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밥 멜빈 감독이 일찌감치 이정후의 개막전 라인업을 공표한 상황에서 모든 매체들도 이정후를 당연히 주전으로 생각하고 있다.
매체는 ‘지난해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득점 24위, OP 26위를 기뢱했다. 이는 분명히 개선될 필요가 있다’라면서 ‘샌프란시스코의 희망은 이정후다. 이정후가 팀에 절실한 출루율과 라인업 최상위 자리에서 컨택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오프시즌의 가장 값진 이적은 이정후와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정후가 2024년과 그 이후 자이언츠의 필수적인 희망사항이다’라며 ‘그는 중견수 자리에서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할 것이고 리드오프 타자로서 출루 능력을 제공해주는 것을 팀은 바라고 있다’라며 이정후가 팀에서 해줘야 할 역할을 설명했다.
관건은 적응력, 그리고 힘의 차이다. 매체는 ‘이정후는 좋은 컨택 능력과 선구안을 갖고 있지만 문제는 그의 파워다. 부족한 파워가 KBO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로 도약하는데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의문이다’라고 설명하면서 ‘그의 최대 타구속도는 앤드류 베닌텐디, 로비 그로스먼과 동급으로 만들 것이고, 2022년 23홈런을 제외하면 이정후의 다른 6시즌 평균 홈런 갯수는 7개에 그쳤다. KBO에서 메이저리그로 올라올 때 파워가 늘어나진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정후가 해야 할 역할은 홈런을 치는 것보다는 출루를 하고 더 많은 안타를 생산해내는 것. 매체도 이를 언급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1번 타자 자리에서 홈런으로 상대를 위협하는 것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결과를 만드는 타자가 되기에 충분할 정도로 공을 잘 때려내는 게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이정후는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고 추측하지만 2024년은 알 수 없다’라면서 이정후의 적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적응력을 과시하면서 기대감을 키웠다. 9경기 타율 3할4푼8리(24타수 8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 3볼넷 3삼진 OPS .945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시범경기에서는 홈런을 때려냈는데 이때 타구 속도가 109.7마일(176.5km)에 달했다.
‘야후 스포츠’는 이때 타구 속도에 주목하면서 ‘이정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의 가장 매력적인 미스터리 상자에 싸인 선수 중 하나였다’라면서 ‘한국에서 웅장한 시즌을 보낸 뒤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8억원) 계약을 맺었다. 그는 중견수 자리에서 잠재적인 골드글러브 후보다. 또 완벽하고 다재다능한, 고른 능력을 갖춘 타자로 알려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정후를 향한 그동안의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매체는 ‘일각에서는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서 경쟁을 하기 위해 충분한 파워를 갖추고 타격을 할 수 있는지에 의심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결과들이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고도 전했다. 매체는 ‘2월이나 3월의 어떤 결과도 이 질문에 확실하게 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109.7마일의 타구속도를 기록한 홈런은 그가 순수한 능력에서 최소한 메이저리그 평균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댄스비 스완슨(시카고 컵스), 브라이슨 스탓(필라델피아 필리스) 등은 지난해 공을 강하게 치지 않고도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라며 이정후의 능력을 조명했다.
아울러 ‘이정후는 여전히 공을 강하게, 그리고 높이 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지만 109.7마일이라는 수치는 환상적인 시작으로 보여진다. 이정후는 리그에서 가장 매력적인 중견수 중 1명이 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 현지의 극찬이 쏟아지고 있고, 올해 샌프란시스코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단 건강해야 한다. 이정후는 일주일 가까이 쉬고 있다. 지난 14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한 뒤 2타석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밥 멜빈 감독은 당시 ‘다리 뒷쪽이 타이트했지만 큰 문제가 되진 않는다. 굳이 경기를 더 뛰게 하고 싶지 않았다’라면서 보호차원의 교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장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왼쪽 햄스트링 긴장 증세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범경기까지 5경기 연속 결장했다. 일단 지난 주에는 온전히 휴식을 취했고 19일부터 가벼운 훈련을 시작했다. 멜빈 감독은 20일 재검진을 받은 뒤 남은 시범경기 출장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셰이나 루빈 기자는 20일, 자신의 SNS에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오늘 주루 훈련을 할 예정이고 모든 과정이 순조롭다면 내일(21일) 경기에 출장할 것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미국 현지의 평가는 대부분 이제 긍정적이다. 의문부호가 남아있지만 이러한 의문부호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일단 건강해야 한다. 건강하게 그라운드에서 보여줘야 ‘팀의 희망’이라고 불리는 선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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