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도 걱정이다".
KIA 타이거즈 간판타자 나성범(36)이 햄스트링 손상으로 개막전 출전을 못한다. 작년에는 종아리 근막 손상으로 개막부터 두 달 넘게 장기간 이탈했다. 2년 연속 개막 불발이다. 2주후 재검진 결과에 따라 재활기간과 복귀시점이 판명난다. 현재로서는 빨라야 5월 복귀가 예상된다. KIA는 4번타자 없이 개막을 맞이하는 불운을 당했다.
우승타선으로 큰 기대와 주목을 받았으나 OPS 1.098의 기둥이 빠지면서 타선도 그만큼 약해졌다. 나성범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급선무이다. 이창진과 김호령, 박정우 등이 커버할 수 있다. 공격력이 약하면 1루수로 변신한 이우성을 우익수로 다시 복귀시킬 수 있다. 마침 작년 부진했던 1루수 황대인이 시범경기 홈런과 타점 1위에 오를 정도로 타격감이 좋아져 유용한 카드가 됐다.
이범호 감독의 야구도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내가 생각한 야구를 바꾸어야할 것 같다"면서 빠른 야수들이 많은 만큼 기동력 야구와 작전야구, 강력한 선발과 불펜진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로 전환을 예고했다. 물론 황대인을 비롯한 기존 야수들이 좀 더 힘을 내어달라는 주문도 함께였다.
이 감독은 "성범이의 부상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빠르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5월에는 돌아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그런데 성범이가 돌아와도 걱정이다.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외야는 많이 뛰어다녀야 한다. 그 부분이 걸린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나성범의 하체가 계속 문제를 일으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작년 3월 WBC 대회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했다. 복귀 이후 괴물같은 타격기세를 보여주었지만 9월 주루도중 오른쪽 햄스트링 근육파열상을 당했다. 전치 10~12주가 되는 중상이었다. 이번에 같은 부위의 근육이 찢어졌다. 벌써 세 번째 하체 부상이다.
올해 만 36살의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있다. 나성범은 아웃 확률이 높은 내야 땅볼을 치더라도 1루로 전력질주를 하는 스타일이었다. 작년 두 번이나 부상을 당하자 "이제는 상황을 보면서 80%의 힘을 뛰겠다"고 말할 정도로 부상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조심 또 조심했지만 부상이 재발됐다. 특히 우익수는 공수교대시 많이 뛰어야 되는 포지션이다. 여름이 되면 체력에 큰 부담을 준다.
이 감독은 복귀후 문제를 언급한 것은 포지션 변화를 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산 최다타점 1위의 최형우가 다시 외야수로 나갈 수도 있다. 최형우는 나성범이 부상당하자 이 감독에게 "다시 외야수 훈련을 하겠다"고 말했다. 두 선수를 지명타자와 외야수로 서로 번갈아 기용하면 부상 관리에 도움 될 수도 있다. 아무래도 5월부터는 '지명타자 나성범'을 자주 볼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