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51)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9)을 응원했다.
김하성은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의 시즌 개막전에 출격한다.
2014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29순위)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김하성은 KBO리그 통산 891경기 타율 2할9푼4리(3195타수 940안타) 133홈런 575타점 606득점 134도루 OPS .866을 기록하며 리그 대표 유격수로 활약했다. 2020시즌 종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샌디에이고와 4년 보장 2800만 달러(약 375억원)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김하성은 메이저리그에서도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포지션에서 빼어난 수비를 보여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통산 419경기 타율 2할4푼5리(1322타수 324안타) 36홈런 153타점 169득점 56도루 OPS .708을 기록한 김하성은 지난 시즌 152경기 타율 2할6푼(538타수 140안타) 17홈런 60타점 84득점 38도루 OPS .749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수비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한국인선수 최초이자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이다.
김하성의 활약에 힘입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KBO는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성사시켰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가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개막 2연전을 치른다. 서울 시리즈를 개최하면서 한국은 메이저리그 경기가 열린 12번째 국가가 됐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전이 해외에서 열리는 것은 멕시코 몬테레이, 일본 도쿄, 푸에르토리고 산후안, 호주 시드니에 이어서 서울이 역대 5번째다.
역사적인 시즌 개막전에 출전하게 된 김하성은 지난 19일 팀 훈련 후 인터뷰에서 “내일 정말 시작이다.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할 것 같다. 이제 시즌이 시작하는데 올해 준비를 열심히 했기 때문에 잘하고 싶다. 서울 시리즈가 열린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영광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오타니 같은 MVP급 선수가 왔을 때 그쪽으로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팀에도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이 있다. 팬분들은 그런 생각보다는 메이저리그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서울 시리즈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샌디에이고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박찬호도 김하성의 활약을 장담했다. 지난 16일 용산어린이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소년 클리닉’을 진행한 박찬호는 어린이 팬들에게 김하성과 함께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트로피을 소개하며 “이게 바로 한국야구의 역사다. 내가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고 김하성 선수가 한국아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이제 여러분도 할 수 있다”라며 꿈과 희망을 불어넣었다.
“김하성 선수가 작년에 잘했던 것이 나에게는 마음에 와닿지는 않았다”라고 말한 박찬호는 “원래 잘해야하는 선수다. 그런데 굉장히 고생을 많이 했다.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나와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계속했다. 힘들었던 일들에 대해 나와 토론을 하고 조언을 구하는 모습이 나에게는 굉장히 감동이었다”라며 김하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노력했음을 강조했다.
박찬호는 “잠깐 잘하는 것은 많은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다”면서 “작년에 좋은 시즌을 보내면서 반전을 만들어내고 재기했다는 점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사람들에게 더 감동을 주고 훌륭하게 느껴진다. 작년에 김하성 선수가 골드글러브까지 따내면서 우리 한국야구의 위상을 다시 한 번 드높였다. 굉장히 축하할 일이다”라고 김하성의 골드글러브 수상을 축하했다.
1994년 다저스에서 한국인 선수 최초로 빅리그에 데뷔한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통산 17시즌(1994~2010년) 476경기(1993이닝) 124승 98패 2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한 한국야구 레전트 투수다. 2010년을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마무리한 박찬호는 2011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뛰며 7경기(42이닝) 1승 5패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고 2012년에는 한화에 돌아오며 KBO리그에서 커리어 마지막 시즌을 보냈다. 마지막 시즌 성적은 23경기(121이닝) 5승 10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내가 메이저리그에 데뷔한지 30년이 됐다”라고 말한 박찬호는 “내가 선구자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팬들과 후배들에게 노력을 했다. 그런데 사실 훌륭한 후배들이 없다면 그 가치는 자꾸 줄어든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훌륭한 후배들이 나와주는 것이 도전의 문을 열었던 나에게는 더 고마운 일이다. 후배들에게 늘 고맙다”라며 자신에 이어서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개막전 시구자로 나서는 박찬호는 “아무래도 파드리스에는 한국인 선수가 2명이나 있다. 한국 선수의 활약을 기대하고 응원하는 입장에서 파드리스가 좀 더 잘해서 팬들의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김하성과 고우석 선수의 활약을 기대한다”라고 웃으며 샌디에이고를 응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