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시범경기 역대 3번째 ‘무패 1위’ 진기록을 썼다. 마지막 경기를 이기지 못한 게 아쉽지만 무승부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와 7-7로 비겼다. 양 팀 합쳐 19안타(두산 10개, 한화 9개)를 주고받은 가운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2회초 김재환의 볼넷과 양석환의 좌측 2루타에 이어 강승호의 유격수 땅볼, 허경민의 좌전 적시타로 2점을 선취한 두산은 곧 이어진 2회말 선발 김민규가 하주석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4회초 5득점 빅이닝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김재환, 강승호, 허경민, 박준영, 김대한의 2루타, 헨리 라모스의 안타가 연이어 터졌다. 초구 안타만 5개나 될 정도로 공격적인 타격으로 빅이닝을 만들면서 7-3으로 역전했다.
그러나 곧 이어진 4회말 김명신이 노시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고, 7회에는 최종인이 볼넷 2개와 안타로 무사 만루 위기를 쌓고 내려갔다. 박정수가 급히 구원등판했지만 최인호에게 2타점 2루타, 김강민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줘 7-7 동점이 됐다.
하지만 계속된 7회 1사 1,3루에서 안치홍을 7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돌려세운 뒤 이도윤을 2루 땅볼 유도하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8~9회 양팀 모두 득점 없이 끝나면서 7-7 무승부 종료.
이로써 두산은 시범경기 9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마무리했다. 지난 17일 문학 SSG전 승리로 일찌감치 시범경기 1위를 확보한 두산은 8승1무 승률 100%로 끝마쳤다.
두산의 시범경기 1위는 1983년(4승1패 승률 .800), 1990년(3승1패 승률 .750·공동 1위), 1994년(5승1패 승률 .833), 2000년(6승3패1무 승률 .667·드림리그 1위), 2014년(4승2패5무 승률 .667)에 이어 10년 만이자 역대 6번째. 올해는 무패 1위라는 점에서 꽤 의미가 있다.
1983년 시작된 뒤 올해로 41번째인 KBO리그 시범경기 무패 1위는 1995년 롯데(5승1무), 1999년 한화(5승)에 이어 두산이 역대 3번째. 1995년 롯데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1999년 한화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올해 두산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아진다.
시범경기 팀 타율 1위(.279), 평균자책점 2위(3.00)로 안정된 투타 밸런스를 자랑한 두산은 4번타자 김재환이 8경기 타율 4할4푼4리(18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부활을 알렸고, 특급 신인 김택연이 3경기에서 세이브 2개를 거두며 3이닝 무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불펜 핵심으로 떠올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큰 부상자 없이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면서 투타에서 경쟁 체제가 구축됐고, 시범경기를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윤곽이 잡혔다. 5선발로 김동주가 낙점됐고, 마무리는 정철원이 맡는다. 박준영이 유격수로 들어가는 등 야수 쪽도 주전 라인업이 거의 완성됐다. 김재환과 함께 좌익수, 지명타자를 나눠 맡을 한 자리를 놓고 김인태, 김대한, 김민혁이 경쟁하는 구도다.
경기 후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범경기라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순리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려 했다. 그럼에도 구단 최초의 기록을 세운 것은 선수단 모두가 비시즌 준비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린 뒤 "오늘로써 마지막 담금질인 시범경기까지 끝이 났다. 선수단 모두가 지금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규시즌도 좋은 흐름을 이어주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승엽 감독은 "시범경기가 주로 평일 낮 시간에 열렸는데도 많은 팬분들께서 이천, 잠실 등을 가리지 않고 찾아와주셨다. 뜨거운 응원에 감사드리며 정규시즌 때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두산은 오는 23일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개막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