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한 야구에 변화 주어야 할 것 같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개막을 앞두고 부상으로 이탈한 주포 나성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략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강력한 공격 일변도가 아닌 빠른 야구, 투수력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에 방점을 주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다른 외야수들의 활약도 당부했다.
나성범은 지난 17일 kt 위즈와의 광주 시범경기에서 3회말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18일 전남대병원에서 MRI 정밀검진 결과 근육손상 판정을 받았다. 재활기간과 복귀 시점은 2주후 재검진을 통해 정하기로 했다. 개막전 불발은 포함해 상당기간의 공백이 예상된다.
작년 시즌에서 3월 WBC 대회에서 왼 종아리 부상을 당했고 귀국후 재검진 결과 근막손상 판정을 받아 개막전부터 이탈했다. 6월 23일까지 두 달 넘게 공백기를 가졌다. 복귀후 폭발적인 타격으로 타선을 이끌었으나 9월13일 주루플레이를 펼치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손상 부상을 입고 시즌을 조기마감했다. 이번과 같은 부위다.
비시즌 기간중 재활을 마치고 스프링캠프까지 착실한 훈련으로 완벽하게 몸을 만들었다. 우승타선을 이끄는 부동의 중심타자로 활약을 기대받았다. 그러가 개막을 불과 닷새를 앞두고 부상으로 개막전을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당장 나성범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최대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타순은 물론 수비 포지션까지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감독은 19일 삼성과의 광주 시범경기에 앞서 "헛웃음이 나왔다. 생각보다 부상정도가 심하지 않다.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본다. 적어도 5월에는 돌아올 것이다. 외야수로 준비 잘한 선수들이 많다. (김) 호령, (이)창진, (최) 원준, 소크라테스가 잘 버텨주고 잘 준비하면 전화위복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타순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고민이다. 중심타선은 형우, 소크라테스, 김선빈으로 꾸리면 된다. 원래 내가 생각한 야구에 변형을 주어야 할 것 같다. (기동력을 앞세운) 빠른 야구도 생각하고 있다. 선발과 중간 등 투수력이 좋으니 점수를 최소로 내주는 야구도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공격에서는 박찬호 최원준 김도영 박정우 이우성 김호령 소크라테스 등 발이 빠른 선수들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마운드도 5선발진이 탄탄해졌고 예년에 비해 불펜 뎁스층이 훨씬 두터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든든한 마운드를 앞세워 충분히 지키는 야구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1루수로 변신한 이우성을 외야수로 병행시키는 방안도 내놓았다. "작년까지 외야를 뛰었고 캠프에서도 내외야를 준비했다. 가끔 외야로 나갈 수도 있다. 외야수들이 초반 방망이가 안맞으면 우성이를 외야수로 기용하는 것도 고민하겠다. 현재 (1루수) 대인이도 방망이 컨디션이 좋다. 모든 선수들을 잘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