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맨 고우석(26)이 시범경기에 이어 스페셜게임에서도 마이크 실트 감독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까지 하루를 앞둔 가운데 고우석은 26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고우석은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G 트윈스와의 스페셜게임에 마무리투수로 나서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진땀 세이브를 올렸다.
경기에 앞서 “고우석과 이야기를 해봤다. 오늘 등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 팀과 경쟁하게 됐는데 좋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사령탑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고우석. 당초 7회 또는 8회 등판이 예정됐지만 고우석은 5-2로 앞선 9회말 딜런 시즈-맷 왈드론-아드리안 모레혼-랜디 바스케스에 이어 클로저로 마운드에 올랐다. 고국을 방문한 고우석을 향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2023년 6월 7일 고척 키움전 이후 285일 만에 고척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등판과 함께 선두 박해민 상대로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초구 볼 이후 94.2마일(151km) 포심패스트볼이 정타로 이어졌다.
이후 염경엽 감독이 주목하는 루키 김현종을 커터를 이용해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대타로 등장한 이재원을 만나 뼈아픈 투런포를 맞았다. 이번에도 초구 볼 이후 2구째 94.9마일(152km) 포심패스트볼이 야속하게도 좌중간 담장 너머로 향했다.
다행히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후속 손호영을 상대 7구 승부 끝 다시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고, 구본혁을 공 3개로 3루수 직선타 처리했다. 구본혁의 안타성 타구를 3루수 그레이엄 폴리가 호수비로 막아내며 간신히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 트윈스 1차 지명된 고우석은 2019년부터 LG의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다. 7시즌 통산 354경기 19승 26패 139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고, 2022년 평균자책점 1.48과 42세이브로 세이브왕을 처음 차지하며 리그 최고 마무리로 등극했다.
지난해에는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목과 어깨 부상을 당하는 등 잔부상으로 인해 한해 성적이 44경기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 1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8.31로 부진했지만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팀의 통합우승에 일조하며 생애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고우석은 이에 힘입어 지난 1월 2년 450만 달러(약 60억 원) 조건에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었다. 2024년 175만 달러, 2025년 225만 달러를 받으며, 2026년 상호 옵션으로 300만 달러가 걸려 있는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고우석은 50만 달러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로 풀린다. 세부 옵션까지 포함 고우석은 3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5억 원)를 수령할 수 있다.
고우석은 서울시리즈에 앞서 시범경기에서도 한 차례 악몽을 경험했다. 데뷔전이었던 3월 1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 1이닝 무실점,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1이닝 1실점, 7일 신시내티 레즈전 1이닝 무실점으로 순항하다가 11일 LA 에인절스를 만나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 최악투로 고개를 숙였다. 1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이닝 무실점 반등했으나 그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12.46에 달한다.
샌디에이고는 19일 휴식을 거쳐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다저스와 대망의 2024시즌 개막시리즈를 치른다. 19일 개막 2연전에 나설 26인 개막 로스터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고우석이 개막시리즈에서도 파드리스의 뒷문을 지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샌디에이고 실트 감독은 고우석의 개막로스터 승선과 관련해 “고우석도 잘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소식은 그가 계속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저스와의 개막시리즈를 앞두고 로스터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보겠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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