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괴물 투수’ 류현진과 원투펀치를 이룰 한화 이글스의 2선발로 펠릭스 페냐가 낙점됐다. LG 트윈스에 강한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가 있지만 개막 2연전 한화 선발은 ‘원투펀치’ 류현진과 페냐가 차례로 나선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지난 18일 대전 두산전 프로야구 시범경기를 앞두고 페냐를 2선발로 공표했다. 오는 23일 잠실 LG전 개막전 선발투수로 류현진이 일찌감치 확정된 가운데 페냐가 24일 개막 두 번째 선발로 뒤를 잇는다. LG에서는 디트릭 엔스와 임찬규가 개막 2연전 선발로 출격한다.
LG에선 페냐가 아니라 산체스가 개막 2연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때 염경엽 LG 감독은 “우리가 산체스 볼을 잘 못 쳤다”며 산체스가 개막 2연전 때 만날 것으로 봤다. 실제 산체스는 지난해 LG전 3경기(17이닝) 1승1패 평균자책 1.59 탈삼진 15개에 피안타율 1할8푼6리로 무척 강했다.
김현수, 신민재(이상 7타수 1안타), 박해민, 문보경, 문성주(이상 5타수 무안타) 등 LG가 자랑하는 주축 좌타자들이 산체스 공에 맥을 못 췄다. 이런 상대성을 감안하면 산체스가 개막 2연전 LG를 상대로 나서는 것이 맞지만 최원호 한화 감독은 조금 더 넓게 시즌 전체를 봤다.
최원호 감독은 “LG전만 생각하면 산체스가 낫겠지만 우리가 LG하고만 경기하는 것이 아니다. 페넌트레이스는 시즌 전체를 봐야 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선발 우선 순위대로 나가는 게 낫다. LG뿐만 아니라 그 다음 다른 팀들과 경기들도 있다”며 시작부터 상대 맞춤형 선발보다 로테이션 순서대로 시즌 스타트를 끊겠다고 밝혔다.
류현진과 산체스가 개막 2연전에 나서면 좌완 투수 2명이 연달아 로테이션에 붙는다. 산체스가 확실한 2선발급이라면 류현진 다음에 나와도 크게 문제될 게 없겠지만 그 정도는 아니다. 같은 팀과 맞붙을 때 류현진 다음 좌완이라는 점에서 산체스가 불리할 수 있다. 시즌 전체로 봤을 때는 결국 류현진과 산체스를 떨어뜨리고, 그 중간에 페냐나 문동주, 김민우 등을 섞어 좌우좌우 로테이션이 되는 게 이상적이다.
한편으로는 2선발 페냐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2022년 7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화와 첫 인연을 맺은 페냐는 지난해 32경기에서 팀 내 최다 177⅓이닝을 던지며 11승11패 평균자책점 3.60 탈삼진 147개를 기록했다. 팀에서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은 풀타임 선발투수로 두 자릿수 승수와 함께 19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계산이 서는 검증된 선발 자원으로 또 한 번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해도 시범경기 2차례 등판에서 모두 패전을 안긴 했지만 10⅓이닝 6피안타(3피홈런) 5볼넷 5탈삼진 4실점 평균자책점 3.48로 순조롭게 빌드업했다. 18일 두산전에선 양의지에게 연타석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6이닝 4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막았다. 총 투구수 80개로 최고 150km, 평균 146km 직구(43개)를 비롯해 주무기 체인지업(24개)에 슬라이더(13개)를 섞어 던졌다.
최원호 감독은 “페냐는 아프지만 않으면 리그 평균 이상은 하지 않을까 싶다. 워낙 좋은 변화구 주무기가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상위 몇 퍼센트 안에 드는 체인지업을 갖고 있고, 직구 스피드도 140km대 후반 정도까지 나온다”며 류현진과 더불어 ‘원투펀치’라고 표현했다. 지난 1년 반 실적이나 현재 컨디션으로 봤을 때 한화의 2선발 페냐는 합리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