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박찬호(51)와 '돌부처'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2)이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26)에게 같은 조언을 남겼다.
고우석은 지난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구원등판해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5-4로 승리하며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을 모두 승리로 마무리했다.
KBO리그 통산 354경기(368⅓이닝) 19승 26패 6홀드 139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한 고우석은 지난 시즌 44경기(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약 60억원)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로버트 수아레스, 마쓰이 유키와 함께 샌디에이고 마무리투수 후보로 거론된 고우석은 스프링트레이닝 시범경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5경기(4⅓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46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는 최고 시속 94.9마일(152.7km)의 빠른 공을 던졌지만 이재원에게 던진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되며 결국 2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고우석도 물론 잘하고 싶었을 것이다. 좋은 소식은 고우석이 계속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에 함께 왔기 때문에 가능성을 시험하고 싶었다”라고 고우석을 격려했다.
메이저리그 데뷔를 꿈꾸고 있는 고우석은 오는 20일과 21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다저스와의 서울 시리즈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서울 시리즈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31인 로스터에 들어가는데 성공했지만 개막전에 나설 수 있는 선수는 26명 뿐이다. 5명의 탈락자가 발생하게 된다.
고우석의 마음이 조급한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상황이지만 박찬호와 오승환 등 대선배들은 그럴 때일수록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인선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샌디에이고 특별고문을 맡고 있는 박찬호는 고우석에게 “일단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보여주려고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인에게 질문하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능력만큼만 한다면 오히려 더 좋은 퍼포먼스가 나올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박찬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는 평균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잘치고 좋은 타자들이 많을 것이다”라면서도 “그렇지만 그 좋은 타자들도 모두 실투를 치는 것이다. 정확한 제구력으로 던진 공은 좋은 타자들도 잘 치지 못한다. 그래서 좋은 투수와 좋은 타자가 싸우면 좋은 투수가 이긴다.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압도적인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김하성이 많이 도와줄 것이다”라며 고우석에게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일 통산 522세이브를 기록한 오승환 역시 “내가 (고우석에게) 연락을 하기도 했는데 하던대로만 하면 될 것 같다. 오버페이스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팀에서 분명히 기대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고 오히려 (고)우석이가 오버페이스를 할까봐 걱정이다”라고 박찬호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나는 오버페이스를 했었다”라며 웃은 오승환은 “나에게는 그런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우석이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부상만 없다면 샌디에이고가 생각한 것 이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뭔가를 보여주기 위해 연습 때부터 오버페이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어차피 고우석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신인의 입장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뭔가 보여주고 싶겠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한 번 더 해줬다. 그래도 아마 정신이 없을 것이다”라며 고우석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냈다.
“세이브나 이런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라고 강조한 오승환은 “처음부터 세이브를 하는 자리에 들어가면 좋겠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냉정하게 보면 그렇다. 하지만 분명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마무리투수는 전혀 생각할 필요가 없다. 연봉만 봐도 다른 투수들이 더 많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다. 냉정하게 생각하고 자기 할 것만 하면 분명히 기회가 올 것이고 잘할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현실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