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류중일호가 이틀 동안 메이저리그 최강팀을 상대로 담대하고 대담한 플레이를 펼치며 한국야구의 미래를 제대로 밝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LA 다저스와의 스페셜매치에서 2-5로 아쉽게 패했다.
대표팀 선발로 나선 차세대 우완 에이스 곽빈이 1회부터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 무키 베츠의 볼넷과 2루 도루로 처한 득점권 위기에서 오타니 쇼헤이를 3루수 파울플라이, 프레디 프리먼을 유격수 뜬공 처리했지만 윌 스미스를 다시 볼넷 출루시켰고, 맥스 먼시 상대로 빗맞은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았으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곽빈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삼진으로 잡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오타니 상대로도 2023 WBC(월드배이스볼클래식) 2루타를 허용해 설욕을 다짐했는데 체인지업으로 파울플라이를 유도했다. 3구째 던진 싱커의 구속이 155km까지 나왔다.
대표팀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3회 선두 김성윤이 좌전안타, 김혜성이 2루타로 무사 2, 3루 밥상을 차린 가운데 윤동희가 1타점 내야땅볼, 강백호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스코어를 2-1로 뒤집었다. 최고 100마일(160km) 강속구를 뿌리는 다저스 선발 자원 바비 밀러를 상대로 우위를 점한 것이다. 스페셜매치 가운데 한국팀이 메이저리그 팀에 처음 리드를 잡은 순간이었다.
대표팀은 3회 좌완 이의리의 난조로 3실점하며 2-4로 끌려갔다. 베츠와 프리먼의 볼넷으로 처한 1사 1, 2루에서 스미스(2타점)와 먼시에게 연달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의리는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제임스 아웃맨을 연달아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신인들의 담대함도 돋보였다. 2-4로 뒤진 6회 두산 소속 전체 2순위 루키 김택연이 등판해 에르난데스와 아웃맨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가운데로 92~93마일 강속구를 과감하게 뿌리며 빅리거들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이어 전체 1순위로 한화 지명된 좌완 황준서가 마운드에 올랐고, 대타 미겔 바르가스를 역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싱커와 체인지업으로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91마일 직구로 삼진을 잡았다.
대표팀은 전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스페셜매치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선발 문동주의 1회 제구 난조로 아쉽게 0-1 석패를 당했지만 문동주에 이어 올라온 원태인(2이닝 무실점)-신민혁(2이닝 무실점)-정해영(1이닝 무실점)-최준용(1이닝 무실점)이 릴레이 호투를 선보였다. 타선은 마지막 9회 무사 1, 2루 찬스를 만들며 샌디에이고 마무리 로버트 수아레즈의 간담을 서늘케 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은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잘 던졌다. 문동주는 어깨를 잘 사용했고, 원태인은 대범하고 대담했다. 타티스 주니어도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재미있는 야구를 했다”라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젊은 류중일호가 지난해 아시안게임, APBC에 이어 메이저리그 정상급 팀들을 상대로 또 다시 담대함을 뽐내며 한국야구의 미래를 제대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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