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투수 아리엘 후라도(28)가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를 상대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지만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았다.
후라도는 지난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 다저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4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경기는 키움의 3-14 패배로 끝났다.
비록 패전투수가 됐지만 후라도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오타니를 상대로는 완벽한 투구를 해냈다. 1회초 1사에서 오타니를 처음으로 상대한 후라도는 2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시속 91.8마일(147.7km) 싱커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키움이 0-3로 지고 있는 2회 1사 1, 3루 위기 상황에서 다시 오타니를 만난 후라도는 1볼 2스트라이크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뒤 91.2마일(146.8km) 포심으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지난 시즌 키움에 입단한 후라도는 30경기(183⅔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키움 2선발로 활약했다. 에이스 안우진이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를 시작한 올 시즌에는 후라도가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한다.
후라도는 지난 11일 NC와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1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실점 패전을 기록하며 크게 고전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다저스를 상대로 4점을 내주기는 했지만 4이닝을 끌고가며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4이닝 80구 정도 개막전 등판을 위해 던졌는데 이것저것 던져봤다. 컨디션은 괜찮아보였고 가지고 있는 것들을 시험해보는 투구가 된 것 같다”라고 후라도의 투구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오타니를 상대로 2번이나 삼진을 잡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말한 후라도는 “생각대로 공이 잘 들어갔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의 선수다. 오타니와 맞붙은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좋은 승부를 했다”라고 오타니와의 맞대결을 소감을 밝혔다.
후라도는 2018년과 2019년 텍사스에서 뛰었던 것을 포함해 3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45경기(181이닝) 12승 16패 평균자책점 5.97을 기록했다. 빅리그 경력이 길지는 않지만 유독 오타니와의 맞대결이 많았다. 후라도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이 상대한 타자가 바로 오타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 716경기 타율 2할7푼4리(2483타수 681안타) 171홈런 437타점 OPS .922,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한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타 플레이어다. 지난해 타자로 135경기 타율 3할4리(497타수 151안타) 44홈런 95타점 OPS 1.066, 투수로 23경기(132이닝)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2021년에 이어서 2번째로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 만장일치 MVP를 두 번이나 받은 것은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역대 최초다. 시즌 종료 후에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9324억원) 계약을 맺으며 프로스포츠 역대 최대 계약 신기록을 달성했다.
오타니와 후라도는 통산 22번 맞대결을 벌였고 결과는 후라도의 완승으로 끝났다. 후라도는 오타니를 상대로 통산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 1타점 3삼진 OPS .455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스페셜 게임’에서도 오타니에게 강한 모습을 이어간 후라도는 “과거에 오타니와 만났을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는 것 같다. 오타니는 내가 아는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매년 좋아지고 있는 선수라서 더 놀랍다”라고 오타니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저스는 오타니 뿐만 아니라 무키 베츠(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 프레디 프리먼(2020년 내셔널리그 MVP) 등 MVP를 수상한 특급스타들을 보유하고 있다. 후라도는 “다저스는 라인업이 굉장히 좋다. 베츠, 프리먼, 오타니 모두 MVP를 받은 선수들이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있다. 좋은 선수들이 포진한 라인업이다. 그리고 내가 상대한 타자들 모두 빅리그 선수들이다. 내가 빅리그에서 공을 던지지 않은지 몇 년이 됐는데 오랜만에 빅리그 타자들과 싸울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됐다”라고 이날 등판을 돌아봤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