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도 그렇게 했다고…”
프로야구 KT 위즈의 신인왕 출신 우완 투수 소형준(23)은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른바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진행 중이다. 재활 선수이지만 스프링캠프에 동행한 소형준은 시범경기 기간에도 1군 선수단과 같이 움직이고 있다. 현재 하프 피칭 단계로 불펜 피칭을 앞두고 있다.
당초 복귀 시점은 6월 중으로 예상됐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정상적인 스케줄이라면 6월 정도 복귀가 가능하지만 서두르지 않으려 한다. (토미 존) 재활을 해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타임 쉬어주는 것이 더 좋다고 하더라. (류)현진이도 그렇게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KBO리그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이었던 지난 2022년 6월 토미 존 수술을 받은 뒤 재활을 거쳐 지난해 8월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복귀했다. 1년 2개월의 시간이 걸렸는데 소형준도 같은 복귀 타임 라인을 밟는다.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 보통 2주간 기초 재활을 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 및 인터벌 투구 프로그램을 10개월가량 반복 진행한다. 하프 피칭, 불펜 피칭, 라이브 피칭을 거쳐 실전 등판으로 조금씩 강도를 높인다. 실전 경기에서 투구 감각을 키우는 시간까지 재활 기간이 포함된다. 빠르면 12개월 안으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14개월에서 16개월을 평균적인 복귀 시기로 본다. 오래 걸리면 18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강철 감독은 “재활 과정에서 좋을 때 한 타임 쉬어주고 회복하는 게 복귀 후에도 통증 없이 오래 갈 수 있다고 한다. 기다리는 김에 한 달을 더 못 기다리겠나”라며 구체적인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7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형준이한테도 서두르지 말라 했다. 한 달 더 빨리 돌아온다고 달라질 것 없다”며 소형준이 조급한 마음을 갖지 않고 완전히 회복할 수 있게 배려했다.
빠르게 복귀하는 것보다 건강하게 돌아오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35살 나이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던 류현진도 14개월 재활을 거쳐 성공적으로 돌아왔고, 올해 시범경기에선 최고 구속이 148km까지 나올 정도로 힘이 붙었다. 22살에 토미 존 수술한 소형준이 성공적으로 돌아오면 구속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KT가 이렇게 소형준 복귀를 서두르지 않는 데에는 선수 건강을 위한 것이 가장 크지만 그만큼 선발 자원에 여유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으로 1~4선발이 갖춰진 KT는 남은 5선발 한 자리를 두고서 신인 원상현과 1차 지명 출신 김민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입단한 우완 원상현이 시범경기에서 즉시 전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경기(1선발) 등판해 6⅓이닝 7피안타 4볼넷 10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2.84로 호투를 펼치며 이강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최고 150km 강속구에 파워커브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소형준이 돌아온 뒤에도 한동안 10일 간격 등판으로 관리를 계획 중이라 현재 5선발 경쟁 중인 투수들과 로테이션을 나눠 맡을 게 유력하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은) 일정상 시즌 마지막에야 5일 턴이 가능하다. (복귀 후에도) 5선발 자리는 로테이션으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